김명용 논설실장 

보건당국이 메르스 (중동 호흡기 증후군)의 지역 사회로 확대될 가능성이 없다는 말은 빈말이었다. 7일 정부가 발표한 메르스 발생 지역을 보면 경남북,전남북, 강원,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이 망라 돼 있다.

심지어 군부대에 까지 확산돼 오산 공군 부대 A 원사와 해군의 모 여군도 감염돼 충격이 크다. 부산에서도 발생 했으나 2차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돼 귀가 조치 됐다. 2차 감염자에 대한 잠복 시기가 앞으로 1주일 내여서 그때 확산 여부가 판가름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진 환자는 주말 사이에 23명으로 늘어 64명이고 사망자도 5명으로 늘었다. 확진 환자가 지난 5일 36명인 것에 비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격리중인 감염자도 5일 1500여명에서 1860여명으로 크게 늘었고 메르스 발생 병의원주변의 유치원 초 중고 학교들이 잇달아 휴교 조치에 들어감으로써 전체 휴교 학교도 1800개교를 넘는다.

국민들은 무엇보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후 지역 사회로의 확대될 가능성은 없다고 한것에 대해 매우 불쾌히 여기고 있다. 현재 드러난 사실이 그때와 너무 다른 양상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은 사기 당한 기분 이라면서 울분을 마구 토하고 있다. 이 문제는 자칫 정부 신뢰 문제로 번질 우려도 없지 않아 걱정이 된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메르스 발생 18일만인 7일 오전 정부 세종 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꽁꽁 숨겨온 메르스 감염 병 의원을 전격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이 조치는 시중에 나도는 메르스 관련 괴담을 더 이상 방치 할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의 하나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메르스 관련 괴담이 인터넷과 SNS등에 무차별적으로 퍼지는 바람에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해 큰 부담을 안아왔다.

후속 대책은 마련했으나 뽀족 수가 없어 사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고민만 거듭 해온게 사실이다. 그러자 정면 돌파로 사태 수습을 하자는 의견이 제기 되면서 등떠 밀려 할수 없이 병의원 공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2003년 중국에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가 번졌을 때의 교훈을 100%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추측 된다. 당시 중국은 사스로 650여명이 사망 할 때 까지도 모든 것을 비밀에 붙여 국민의 눈을 가로 막았다. 수 백명이 죽어가는 데도 베이징 당국은 감염환자가 12명에 불과다며 사실 은폐에 급급햇다. .

그런데도 사태는 나날이 악화돼 사회 혼란을 갈수록 커지자 결국 베이징 시장이 갈리는 사태로 까지 번졌다. 새로 임명된 베이징 시장은 “1은 1이고 2는 2이다”라며 정확한 정보 공개를 국민들에게 약속 하고 감염자수와 사망자를 매일 발표했다.. 그러자 국민 불안감은 사라지고 사스의 기세도 꺽여 갔다.

이를 진두 지휘한 시장은  최근 중국의 반부패 투쟁의 선두에 나서고 있는 왕치산 중앙 기율 검사위원회 서기이다. 그의 사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로  사스 공포를 쉽게 잠 재울 수 있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이번 메르스 대응은 전 근대적이라는 비판이다.

신통한 대응책은 커녕 후속 대책도 없이 허둥 거려 왔다. 이 사이 메르스 사태는 더욱 커졌고 국민 불신은 극에 달했다. 심지어 정책 부재속에서 정부와 지자체간에 엇 박자도 드러내 실망을 안겨 주었다. 당국자들의 자중 지란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잃어야 했다.

병의원 이름을 꽁꽁 숨기면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되레 정부 신뢰에 만 금이 갔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 평택 성모병원에서는 전체 확진 환자 64명중 절반 가량인 37명이 나 됐다. 또 대전 건양대 병원에서 5명, 대전 대청 병원에서 3명, 대전 서구의 대청병원에서 1명, 아산 서울의원에서 1명등이 각각 발생 했다. 지역에의 확산 없을것이라는 호기로운 말은 거짖이었다.

서울 강동구 365서울 열린의원에서도 1명이 발생 했다. 발생 지역도 전체 24개곳중 서울 7군데를 제외하고는 17곳 모두가 지방 병의원이었다. 환자 경유지 역시 경기 지역의 경우 평택굿모닝병원(평택시), 평택푸른의원(평택시), 365연합의원(평택시), 박애의원(평택시),연세허브가정의학과(평택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화성시),가톨릭 성빈센트병원(수원시), 메디홀스의원(부천시괴안동),가톨릭부천성모병원(부천시),오산한국병원(오산시)등10곳에 이르고 충남은 단국대의대부속병원(천안시), 삼육오연합병원(보령시)등 2곳, 전북은 최선영 내과의원 (순창군) 1곳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지역에의 확산은 없다고 한 것이다.

서울에서의 경유지 병원도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 아산 병원을 비롯해 여의도 성모병원 (영등포구), 하나로의원(중구), 윤창옥내과의원(중구)등 5곳에 이른다. 메르스 확진 환자 K씨가 정부 당국도 모르게 지난달 말 홍콩을 경유 중국에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그들 나라로 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중국 당국이 다행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 통보를 받고 부랴 K씨 소재 파악에 나서 K씨를 중국 남부 광둥성 남쪽의 후이저우시의 지정병원에 격리 시켰으나 이후 홍콩과 중국측의 불만이 컸다.

즉각 언론에 알리고 K씨의 뒷 처리에 혼신의 노력을 다 해 사태를 수습하는 지혜를 발휘 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메르스가  우리나라 처럼 크게 번질뻔 했다. 중국 당국의 신속한 조치는 다른 지역의 주민을 안심 시키기 위해서였다.

중국 당국은 K씨가 후이저우에서 광저우의 한 병원으로 이송 됐다는 괴소문이 퍼져 나가자. 곧바로 그를 후이저우 중심런민 병원에서 계속 치료중이라며 병원명을 공개 하고 의료진에 대한 언론 취재도 전면 허용 했다.

이러자 인터넷등에서는 더 이상의 괴담이 수그러들고 안정세를 찾아 갔다. 한편 중국 당국은 K씨가 홍콩에서 광둥성 후이저우까지 이동하며 탔던 버스 시간과 차량 번호판까지 공표하고 이 차에 탔던 주민들의 자진 신고를 당부 했다.

그러자 1주일 만에 78명이 신고돼 이들을 정밀 검진했으나 이상 증세자는 한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K씨로 인한 중국 메르스 확산은 초기에 잠재우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는 이미 겪은바 있는 사스의 교훈이 절대 뒷받침이 됐다고 보아 진다. .

메르스 환자가 한국의 대처 잘못으로 자국에 들어온 사실에 홍콩 당국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자국 시민들을 향해 한국의 “성형외과를 포함해 한국의 모든 의료기관에 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일까지 발생 했다. 메르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초기 미흡과 병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한국에 대한 불신의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국민들 사이에 정부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오히려 정부를 걱정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되고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정부와 국민이 모두 힘을 합칠 때 극복 할수 있다. 숨기는게 많은 나라로 인식돼온 중국이나 이번 메르스 사태를 매끈하게 처리한 것을 보면 우리 보다 한수 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사스를 통해 중국이 얻어낸 뼈아픈 교훈을 가감없이 받아들여 더 이상의 시행 착오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뒤늦게 나마 병의원이름을 공개 한 것은 잘 한일이다. 메르스 사태는 앞으로 1주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를 또 믿어 보고 싶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