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위원

새 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그제 광복 70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통일’과‘통일’이 우리 경제를 살릴 집권 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제 활동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확장해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려야 한다”고 했다.

말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과거를 행적을 보면 그 말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하지만 그의 변신은 일단 긍정적이다. 노무현 정부때 대통령 비서 실장이었던 그는 최근 오락 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자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한미 FTA를 노골적으로 반대 한바도 있다. 당시 한명숙 전 민주 통합당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등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자 당시 언론들은 하나같이 말 바꾸기라고 질타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김진표 당시 원내 총무, 류시민 통합 진보당 공동 대표도 이에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정동영 상임고문은 더 했다. 2011년 11월 열린 우리당 대표 시절 주한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지난 53년의 한미 양자간의 중요한 기둥이라면 한미 FTA는 향후 50년간 두 나라 관계를 지탱 시켜주는 두 번째 기둥”이라고 극찬 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정권이 바뀌자 한미 FTA 협상자들을 옷만 갈아 입은 이완용이라든가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국가가 되는 신 을사늑약 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쏟아 내며 반대 했다.

심지어 한미 FTA가 애국이냐 매국이냐며 갈림길에 선 중대한 문제 라고도 했다. 그의 말대로면 한미 FTA가 체결됐으므로 그 자신은 물론이고 문재인 한명숙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매국노다. 한미 FTA 협상자를 영웅 또는 검투사라고 까지 치켜 세웠던 사람이 그 였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그 당시를 묻는다면 정치적 제스처라고 말할 것 같다. 한미 FTA는 현재 그들의 우려와 달리 큰 잡음 없이 순항하고 있다. 벌써 3년여가 지났으나 그들은 이에 일언 반구 없이 침묵 하고 있다.

당시 반대 했던 문재인 대표는 이제 와서는 경제만이 살길이라며 강조하고 있다. 광복절 다음날 발표한 그의 경제통일’ 주장은 퍽 이례적이다.

대통령과 정부 경제 정책에 무조건 비판적이던 그의 달라진 모습이 의아 할 정도다. 혹자는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맞서는 비전 제시로 대선을 전제한 행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특히 그의‘경제 통일’ ‘통일’ 등 두가지 키워드중 ‘경제 통일‘주장은 정부의 현 경제 정책에서 한발 더 나가 놀랍다. ’경제 통일‘ 발표에서 그는 6자 회담을 제안해 처음 엔 무슨 소리 인가 의아스러웠다.

곧 드러난 6자 회담 정체는 남북과 북미간 2+2 회담을 열고 여야 대표가 5.24 조치 해제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자는 내용이었다. 문 대표는 남북이 당장 통일은 안 돼도 먼저 경제 공동체를 이룬다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도 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요즘 남북 관계는 그 어느때 보다 경색돼 있는 국면이다.

더욱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그리고 최근의 지뢰 도발 사건등으로 그들과의 대화는 끊긴지 오래다. 북한은 우리측이 수차 제안한 대화 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이 판국에 ’경제통일‘ 주장이 그들에게 먹혀 대화가 될지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 문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어서 한가닥 기대하고 제안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문 대표의 제안은 실효성 없는 공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권정당의 대표가 뜬 구름 잡기식의 발표로 국민들은 실망 시켰다면 당 존립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질적이지 않고 포퓰리즘 이라면 더욱 수치스럽고 해괴하다.

문 대표는 여기에 한술 더 떠 경제통일이 이뤄지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로 인해 단숨에 8000만명의 시장이 확보돼 국민소득 30000달러가 되는 경제규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인과 경제학자들은 무지개 꿈이라고 펑가 절하 했다. 문 대표는 자신의 구상이 실현되면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국민소득 50000달러 시대로 갈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상은 구상일뿐이다. 실현되지 않는 구상은 헛개비다. 문 대표의 이 구상을 곧이 곧대로 믿어줄 사람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 대변인은 “그의 구상은 뜬구름위에 집 짓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5.24조치 해제는 그들에 안방을 내주자는 것과 다름 없다고 평가 했다. 문 대표의 ’경제 통일‘ 주장은 좀더 세밀히 다듬어야 할 대목이 많다.

현재 국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 마다 요구하는 경제 관련 법안 9건이 잠자고 있다. 새 정치민주연합등 야당에 의해 발목 잡혀 있는 것이다. 새정치 민주 연합은 소위 선진화법을 무기로 법안처리를 미뤄 정부 여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상임위에 상정 된지 벌써 2년여가 지났지만 그들은 모른채다. 모두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관광 의료 금융서비스 부문 법안들이다. 그런데도 새 정치민주연합은 이에 아랑곳 않고 ’경제통일‘을 주장하고 나왔다. 정말 헷갈리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할 일을 제쳐두고 뜬구름잡기식의 엉뚱한 제안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경제 통일‘을 주장 하기에 앞서 발상의 전환으로 국회에 계류된 법안부터 먼저 통과 시켜야 한다. 그래야 그의 ’경제통일‘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