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어처구니 없는 이 사고로 경찰은 언론의 뭇매 맞아야 했다. 26년 경력의 박 모경위의 총기 오발 사고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일반병도 아닌 간부가 저질렀다는 점에 충격은  크다.

박 경위는 조심 스럽게 다뤄야 할 총기를 어린들의 장난감 총기 처럼 다루다 사고를 저질렀다. 놀라움을 금 할수 없다. 흉기를 휘두르는 흉악범에 총기 과잉 대응이니 하며 논란을 빚고 있는 판국에 한솥 밥을 먹는 의경을 총기 오발로 숨지게 했으니 이런 비극이 없다.

정식 경찰도 아니고 병역 의무 차원에서 복무 하다 이런 변을 당한 그 부모들의 마음은 찢기고도 남았으리라. 사고가 나자 우리 경찰 간부의 총기 다루는 솜씨가 도마에 올랐다. 경찰 간부가 되기 위해 경찰 학교등에서 수많은 시간 총기 훈련을 받았을 텐데도 고작 이것 밖에 안되는데 실망이 크다.

교육 현장에서의 총기 훈련이 얼마나 허술 하기에 이러느냐는 말도 거침 없이 나온다. 박경위도 교육 과정에서는 나름대로 훌륭한 사수가 되려고 노력 했을 것이다. 교육에서 총기 장난을 절대 하지 말도록 하는 경고도 귀에 아프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를 깡그리 잊고 총기를 함부로 다루다 사고를 냈으니 기가 막히지 않을수 없다.

그가 총기 다루는데 미숙했다면 그에게 총기를 맡긴것 자체가 잘못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경찰 간부가 됐는지도 알수 없다. 한 가정의 가장일 그는 자식이 장남감 총기를 갖고 있었다면 주의를 주고 상대방에게 절대 총을 겨누지 말라고 충고 했을 것이다. 그랬을 그가 자신은 아무 자제심 없이 상대를 겨눠 방아쇠를 당긴 것은  간부 함량 미달이다.

그의 총기 사고는 대한민국 경찰 간부의 총기 다루는 솜씨에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경찰은 한 사람의 실수를 놓고 경찰 전체를 매도하느냐고 볼멘 소리 할지 모르나 그것은 동료 감싸기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번과 같은 총기 사고를 방지 하기 위해서는 간부들의 총기 보수 훈련이 절대로 필요하다. 흉악범에 대한 총기 과잉 대응에 대한 세부 교육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총기 사고가 발생한 날은 강신명 경찰 청장이 워터파크 몰카 범인 검거토록 지시를 내린 5일 후다.

강 청장은 몰카(몰래 카메라) 동영상 유출로 세상이 발칵 뒤 집히자 지난달 20일 수사 간부회의를 열고 워터 파크 범인 검거는 경찰의 명예가 걸린 것이라며 전 수사력을 동원해 검거토록 강력 지시 했다. 강 청장의 검거 지시는 7일 만에 범인을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언론의 조명도 받지 못했다.  이틀 전 발생한 총기 사고로 보도는 거의 묻히고 말았다.

사실 강 청장의 몰카 범인 검거령은 경찰청 출입 기자들도 반신반의한 상태 였다. 한 해에도 수십만명이 찾는 전국 야외 수영장과 유명 워터파크를 대상으로 한 수사이니 그럴 만도 했다. 모래 사장에서 바늘 찾으라는 것과 비슷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 검거를 위해 185분 짜리 동영상을 수백번 돌려보며 비슷한 시기에 문제의 워터파크를 이용한 사람의 신용카드 기록과 휴대 전화를 통한 기록을 일일히 뒤지며 수사망을 압축했다. 물론 피해자의 제보와 신고도 참조 했다.

이같은 어려운 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 했으나  총기 사고로 기분은 잡치고 말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방죽을 흐려 놓듯 박 경위의 어처구니 없는 총기 오발로 찬사는 고사하고 오히려 비난만 무성 했다.. 경찰의 노고를 단순 논리로 평가 할 수는 없으나 일반 시민이 경찰을 보는 눈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는게 사실이다.

여성취객의 음주측정기를 대신 불어주고 그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과 수사 무마 조건으로 돈을 챙기는 행태등은 경찰 이미지를 먹칠하고도 남았다. 11만명인 경찰 조직이다 보니 사고가 전혀 없을 수는 없으리라. 성추행 사건은 경찰뿐만 아니라 교육계 정치계 검찰 등 다방면에서 일어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몰카로 인한 성추행 사고는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에 의하면 2010년 1134건이던 것이 지난해는 6623건으로 6배나 늘었고 올해는 아직 집계는 없으나 최근 빈번한 발생을 감안하면 1만여건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비하 소리는 언제쯤 사라 질까.

영국 경찰처럼 신망을 받을 수는 없을까. 강신명 경찰 청장은 경찰의 중대한 임무를 충실히 수행 하기 위해 경찰 혁신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찰의 흉악범 검거율이 99%로 선진국보다 높다는 자만심에서 자족 한다면 국민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