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화장품이 한류 열풍의 마중물이 되면서 화장품 회사는 물론 화장품 케이스 제조 업체도 낙수 효과로 크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아다. 우리나라 화장품을 가장 많이 사 주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그래서 화장품을 만드는 우리나라 중소 기업체들은 중국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후면 인천 월미도는 중국의 화장품 유통 기업인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6000명이 포상 여행으로 대거 인천을 찾아 6박 7일간 머문다. .

이처럼 대규모 유커( 중국 관광객)가 인천을 찾는 것은 유래 없는 일이다. 왜 하필이면 인천 방문 일까하는 의문이 드나 원래 이들은 자국의 항저우를 관광 할 예정 이었다. 그런 것을 용산에 소재한 아이파크 면세점과 관광공사가 로비를 벌여 이들의 발길을 인천으로 돌려 놓았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화품장이 중국인들에 선호도가 높고 중국인이 즐겨 봤던 SBS의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가 인천에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유커중 5000명은 오는 27일 오후 5시 부터 4월 2일까지 인천 월미도에서 열리는 치맥 페스티벌에 참석한다.

치킨과 맥주가 어우러지는 소위 치맥 환타지아인 것이다. 이로 인해 월미도의 300m의 문화의 거리는 이들로 붐벼 잠시 중국으로 착각을 일으키게 할지도 모른다.

이들은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느끼기 위해 도착하는 날과 28일 촬영 장소인 송도 석산을 찾고 드라마의 남 주인공 도민준의 강의실이 있는 인천대를 방문하기도 한다. 상상으로 나마 주인공 도민준과 여주인공 천송이의 변신을 꾀하기 위해서이다.

대사중에 나오는 ”눈오는 날에는 치맥인데“라는 천송이의 한마디가 중국에 전역에 치맥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시와 해당 여행사들은 이들에 대한 준비도 바쁘다. 무엇 보다도 이들에게 닭을 튀겨 따뜻하게 공급 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수천명이 한자리에 앉아 편하게 먹을수 있게 한다는 것은 상상 만해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해당 여행사와 함께 인천에 본사를 둔 치킨점 50개를 선전해 이들로 치킨점으로 하여금 차질 없이 당일 치킨을 공수토록 합의 했다. 침체 상태였던 치킨집들은 이로 인해 모처럼 활기를 띨 것 같다.

이날 치맥 페스티벌에 공급되는 치킨은 무려 1500마리나 된다., 제공되는 맥주는 500cc 들이 캔 5000개 이상이며 무게로 치면 대략 2.5t쯤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흔히 치킨 공화국이라 불려진다.

그만큼 치킨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옛날에는 시중에 생겼다 하면 다방과 카페들이었으나 지금은 단연 치킨집이다. 한국의 치킨집은 전 세계적인 맥도날드보다 더 많다는 얘기가 나오고 것도 이를 뒷 받침 한다.

식당업을 접고 치킨점으로 전업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에 의하면 지난해(2015년) 치킨용으로 쓰인 닭은 모두 9억 6000만 마리에 이른다. 이는 사상 최대로 전년 보다도 9.2%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치킨 닭 소비는 많으나 치킨값은 마리당 1만 1000원 ~1만 6천원에 지나지 않아 치킨집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문을 닫는 치킨집도 속출 하고 있다. 닭 고기 판매도 정체 상태를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닭 고기 소비는 그동안 조금씩 늘다가 2015년부터 현저히 줄고 있다. 이유는 닭 고기 업체들간의 공급 과잉과 닭 고기 업체들간의 심한 가격 경쟁 때문으로 분석된다. 치맥하면 대한민국이지 하며 직장인들의 치킨 사랑을 볼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치킨점은 영세 하지만 치킨이 항상 우리 곁에 있어 행복 하다. 치킨은 행복지수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치킨은 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등 큰 국제 경기대회가 열릴 때면 빠질수 없는 단골 간식이 된다.

김연아 선수가 은퇴한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평소 보다 무려 63% 더 팔릴 정도였다고 하니 치킨의 사랑이 얼마 인지 대강 짐작이 간다. 치킨은 주가의 등락에 따라 수요도 요동 친다.

주식이 오르면 기분이 좋아 맥주를 곁들인 치킨을 찾는 사람이 늘고 그 반대면 발길을 돌려 한산해 진다. 기상청의 기상 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불쾌지수가 높다고 하면 치킨 언급량이 크게 줄고 그렇지 않으면 언급량이 늘어난다.

치킨 행복지수의 등락은 이처럼 기상변수와 스포츠 ,주식시장의 동향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들 변화를 조사해 묶고 치킨 언급량을 조사해 통계를 뽑은 것이 바로 행복 지수다.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2011년 치킨이란 말이 SNS등에 언급된 양이 무려 1370만번이나 됐 다는 사실이다.

그 다음은 삼겹살 피자등이었으나 이들은 치킨 언급량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치킨이란 말 옆에 붙는 말도 행복, 기쁨, 즐거워, 사랑해란 말이 73만번이나 돼 대통령 이름 옆에 붙은 좌절. 분노 등에 비해 훨씬 긍정적이고 밝았다.

치킨이 우리나라 국민의 심리 속에 어떤 위치인가를 가늠 해 볼수 있는 대목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 할 때 가끔 치킨을 언급 하며 학생들에게 공부를 독려 하기도 한다. 수능 1등급에서 3등급이 되면 치킨을 시켜 먹는 사람이 되고 4등급에서 6등급이면 치킨 튀기는 사람이 되며 7등급에서 9등급이 되면 치킨 배달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직업의 귀천을 말하는 것처럼 들려 오해 소지도 있으나 공부 독려 차원 이므로 확대 유추할 필요는 없다. 치킨에 대한 사랑은 인터넷에 나도는 ‘치렐루야’라는 말에서도 느낄수 있다. 치렐루야는 할렐루야(찬양하다)에 치킨을 합성한 신조어로 성경구절을 인용한 말이다.

치렐루야 십계명이란 것도 있다. 여기에 몇가지를 소개 하면 이렇다. “ 나의 다리는 가장 성 스러운 것 이니 가장 노고가 큰 자에게 그 영광이 돌아 갈지니라.” “비록 목 일지라도 한점의 살도 남기지 말 지니라“

”나의 가슴살이 퍽퍽 하다고 불평하지 말 지니라“ ” 나의 분신을 전자렌지에 돌리지 말지니라“ ”형편없는 품질로 나를 단체 급식에 내지 말지니라.”등이다. 이 말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유머로 번져 크게 유행 되고 있다.

그러니 한국의 사회 심리속에 치킨의 위치가 어떤지를 짐작 할 수 있다. 이처럼 치킨은 국민적인 사랑을 받지만 전국에 36000개의 치킨집이 난립해 월 수입 100만원도 안되는 영세점이 45%나 돼 크게 걱정이다. 하지만 해법은 보이지 않아 우울 하다. 생닭 한 마리의 값도 고작 1000원에 불과해 양계 농가의 시름이 크다.

당국은 유커의 이번 대규모 월미도의 방문을 계기로 치킨과 양계업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책 당국은 물엿을 입혀 양념구이를 개발한 어느 할머의 아이디어를 반면 교사로 삼아 치킨에 대한 다양한 연구 개발을 통해 치킨 산업을 발전 시켜야 한다.

가능 하다면 전문 연구기관에 의뢰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치킨 사랑이 남다른 우리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기 때문이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