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지금 한국은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 고부채, 안보 불안, 청년실업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온통 하늘이 먹구름에 뒤덮혀 언제 개 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답답하다. 하지만 4.13 총선은 바야흐로 개막돼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각 당은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표심 모우기에 혈안이다.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 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때 총선공약집에 국회의 세종시 이전를 넣었다가 백지화했다. 뒤늦게 없던 것으로 했으나 이전 문제를 공약집에 넣은것 자체가 순수 하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정부 청사의 세종시 이전 공약으로 대선에서 이긴후 ‘재미를 봤다’고 실토 한적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거울삼아 충청권 표심을 노리자는 것이 분명했다.

행정부의 세종시 이전으로 지금도 엄청난 국민 혈세는 낭비되고 있다. 장차관과 국장 과장등이 서울- 세종간을 다니며 국회등에 불려 다니느라 길에 까는 출장비만 연간 약 23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부처간 소통 부재와 정책 조정 미흡등 행정 비효율까지 합하면 그 비용은 연간 5조원이 넘으리라는 추계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피해를 깨닫고 철회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런 공약은 이번 4.13 총선에도 수두룩 하다.

장기적으로 국가정보원을 폐지 하고 우체국 예금을 10% 금리로 저신용자에게 대출해 주며 소득 상위 30%를 제외한 70%노인들에게 기초연금 30만원을 지급 하며 육아 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 올리겠다는 등이다.

새누리당도 성장 촉진을 위해 SOC(사회간접자본)이나 대학 연구개발(R&D)에 재정투자를 하겠으며 연간 50만개 일자리 창출과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 불량자)에 대한 개인 채무 원금 감면 확대 등이 있다.

국민의당은 국민 연금을 재원으로 한 컴백홈 법안과 국회의원 파면제 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고 있다. 표를 얻겠다고 묻지마식 공약 남발은 이젠 국민들에게 식상하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2017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서 재정 지출 예산을 올해 보다 10%(약 14조원의 절감 효과)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안은 이명박 정부 때도 시행 했으나 이행률이 고작 1~2%에 그쳐 효율성이 크게 저조 했다. 정부의 10% 재량 지출 감소 방향도 새누리당의 성장촉진 등과 상충될 소지가 있으나 새누리당의 성장 촉진을 돕기 위한 차원이란 의심도 받을 만 하다.

선거는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여는 민심의 분출장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를 보면 민심의 분출장이기는 커녕 오히려 저주의 대상으로 변질 돼 있다. 이는 정치권의 불신으로 그들의 자업 자득이다. 특히 19대 국회가 그렇다.

국회 선진화법을 악용한 더불어민주당의 발목 잡기는 다분히 정치 혐오를 일으키게 했다. 그래서 오는 4.13 총선의 투표율은 아주 비관적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의 투표율 46%에도 못 미칠 것 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대 때는 18대때 보다 약간 높은 54.3%였다.

정치 불신은 이번 공천을 둘러싼 난장판에도 원인이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민심을 외면한 채 계파 위주로 하다 보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눈 일이 도처에서 발생 했다. 공천과정에서 당론은 무시됐고 당 대표는 허수아비 였다. 권한행사도 제대로 못한채 ’바보 같은 소리‘를 공개적으로 들어야 했고 ’죽여 버리자‘는 욕설도 들어야 했다.

참다못한 당 대표는 옥쇄 권한으로 맞섰으나 초심은 깡그리 무너졌다. 한마디로 쑥대 밭 같은 모습 이었다. 이는 불출마를 선언한 공천관리위원장의 지나친 공천권 행사 때문이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당을 바꿔가며 비례 대표만 4번을 하고 과거 경력도 곱지는 않은 사람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서 공천권을 휘둘렀다.

그래서 셀프 추천으로 당선이 확실한 비례대표 2번도 거머쥐었다. 정치권의 이런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한결 같이 부정적이다. 한 신문의 칼럼은 이런 작태를 보고 ’한국 정치를 애들이 볼까 두렵다‘고 썼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현실 정치와 진영 논리를 넘어 옳지 못한 것은 비판 하고 바르지 못한 것은 심판해야 한다. 정치권이 갈수록 기대 수준에 못 미쳐 선거 무용론과 국회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포퓰리즘성 공약은 예의 주시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을 자기들 쌈지 돈 인양 수십조원 또는 수천억원을 물쓰듯 하겠다는 것은 도둑 심보나 다름 없다. 주요 선진국은 재정 지출이 따르는 법안이나 정책을 내놓을 때 세입 확보나 지출감소 방안을 함께 의무화 하는 페이고(Pay go)원칙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2010년 5월 우리나라도 정부에서 페이고 원칙을 도입 했지만 의원 입법에서 정치권의 반대로 빠졌다. 선거때 마다 쏟아내는 선심 공약을 제어 하지 못하면 건전 재정을 갉아 먹는 하마가 된다. 국민들은 여야의 총선 공약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지금 북한의 김정은은 수시로 미사일을 쏴 되면서 한국과 미국등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다 내적으로는 경제 불황, 고령화, 저출산과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이로인해 모든 걸 포기하는 n포 세대도 늘고 있다.

수명이늘면서 고령층에 대한 복지 대책이 미흡해 이들의 삶은 팍팍 하기만 하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면면을 보면 19대 국회 처럼 속이 훤히 내다 보인다. 총선후 1년여 후 치러질 대통령감도 보이지 않는다 노욕은 노욕으로 끝나야 하며 더 이상의 노욕은 국민을 피곤케 할 뿐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믿을수 있는 안경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