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7월이면 본격적인 휴가철이 열린다. 대부분은 산과 바다로 가나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서민들의 외국 여행은 그림의 떡이다. 국내 휴가도 못가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필자는 알찬 휴가지를 소개 하기 위해 강원도 양구를 찾았다.

독자 여러분은 우리 국토의 정 중앙이 어디라고 생각 하는지. 대부분은 서울, 개성이라 말할지 모르나 정 중앙은 강원도 양구다. 우리 국토의 4극 지점인 독도 동쪽끝과 평북 마안도 서쪽끝, 제주 마라도 남쪽 끝, 함북 온성군 유포면 북쪽끝을 기준으로 +자와 대각선을 그으면 양구에서 만나게 된다.
정확히는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이다. 양구가 대한민국 국토의 정 중앙이라는 사실은 양구 군민과 강원도 지역 일부 주민 외에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양구군은 브로셔등 각종 책자를 만들 때도  맨 앞장에 양구를 ‘국토의 정 중앙’을 표기하고 있다.

배꼽댄스의 멋진 볼거리

양구군은 양구가 사람 몸으로 치면 중앙에 있는 배꼽에 해당 된다며 해마다 배꼽 축제를 벌여 널리 홍보하고 있다. 이 행사가 열릴때면 붉은색과 검은색이 잘 어울린 화려한 의상을 입은 반나의 20여 무희들이 배꼽을 드러 내며 벨리 댄스(배꼽춤)을 멋지게 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 행사는 파라호 한반도 섬과 양구읍 서천일대에서 펼쳐져 여름 한철 볼거리로 큰 인기다.

 우리나라서 最古의 백자 가마터

양구 백자 박물관과 선사박물관, 민속관, 돌산지게놀이등도 볼거리의 하나다. 백자 박물관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자 가마터인 ‘이성계 발원 사리구‘와 고려시대로 부터 1930년대까지 이어오던 방산지역의 백자 작품들을 볼수 있다. 이곳에서는 가마터 복원과 방산 백자 제작 체험을 할수 있다.

양구 읍내를 조금 벗어나면 울창한 자연림과 연중 흘러 내리는 계곡에 닿을수 있다. 아직 계곡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으나 본격적인 휴가철이 열리면 빌디딜틈이 없을 것 같다. 이런 곳은 양구 곳곳에 널려 있다.

광치령 계곡은 피서지로 최고

그중의 하나는 광치령 계곡이다. 이 계곡에는 연중 맑은 물이 흐르고 하늘을 찌를 듯한 자연림이 꽉 들어차 공기가 아주 깨끗하고 청량감을 주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는 최고다. 주변의 대암산 (해발 1304m) 생태 탐방로는 등산객들에 큰 인기다. 4코스로 돼 있는 이 탕방로는 체력에 맟춰 코스를 정할 수 있다. 광치령 자연 휴양림부터 대암산 용늪을 거쳐 도솔산 전투 위령비에 이르는 탐방로는 이 4개 코스 중 하나다.

특히 대암산 정상의 용늪은 고지대 습원지로서 습지 보전 국제 협약이 적용되는 국내 유일한 곳으로 한번 둘러 보는 것으로도 가치가 크다. 해발 1193m의 사명산의 등산로도 개발이 잘 돼 있어 초보자에 아주 좋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금덩어리 해시계

양구 8경으로 치는 두타연과 펀치볼, 파서탕, 파로호, 후곡약수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해 시계도 이곳 양구에 있다. 해시계는 세종때의 ‘앙부일구’보다 20배 크기이며 지름 4m 높이 2m나 된다. 시반 안쪽의 영침은 순금 2Kg과 18K 금도금 2.3Kg을 사용해 만들어 졌다. 이 해시계는 2009년 10월 기네스북에 올랐다.

펀치볼은 한국전 당시 폭격으로 해발 1100m의 분지가 마치 화채 그릇처럼 됐다고 해 당시참전한 유엔군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다. . 파로호는 한국 전쟁때 중공군을 대파한 기념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명명 함으로써 지어졌다. 파로호에는 담수어가 풍부하고 겨울이면 빙어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박수근 미술관에는 연중 발길 끊이지 않아

6.25 격전지인 양구는 전쟁과 관련한 기념관이 다른 지역 보다 유독 많다. 도솔산 전적비를 비롯해 양구 전쟁기념관, 6.25전 전투전적지등 3곳이나 된다. 우리나라 최대 미술계 거장인 박수근 화백의 고향(양구읍 정림리 출생)도 이곳이다. 그의 미술관과 주변에 예술인 촌이 조성돼 연중 관광객이 찾고 있다.

박 화백의 작품 ‘빨래터’는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인 45억 2천만원에 낙찰돼 한때 큰 화제가 됐다. 이외에 이해인 수녀의 시문학관과 한국 철학을 대표하는 김형석, 안병욱 선생의 ‘철학의 집’이 파로호 수변에 조성돼 있다. 제 4땅굴과 통일 전망대도 안보 관광지의 하나다.

제 4땅굴은 1990년 3월에 비무장 지대에서 발견된 남침용 땅굴로 지하 145m 길이 2052m 며 전동차를 이용해 내부를 관람 할 수 있다.

양구군에 오면 10년 젊어져

‘양구에 오면 ‘10년 젊어 집니다’ 라는 이색 슬로건이 눈에 띈다. 군인을 포함해 인구 4만50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자치 단체지만 해발 1000여m가 넘는 높은 산들로 둘러 싸여 공기가 맑고 물 맛이 좋아 청정군으로도 불린다.

양구군이 내건 이 슬로건도 이 때문이 아닌지 모른다. 그래선지 이곳에서 나는 각종 농산물들은 인기리에 팔린다. 특히 산나물은 향이 진하고 독특한 맛을 내 큰 인기다. 쌀과 한우도 전국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품질이 우수 하다. 친환경적인 파프리카 수박 멜론 곰취 시래기 꿀 민들레 엑기스등도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다. 봄에 열리는 곰취 축제는 곰취 배띄우기를 비롯해 곰취 비누 만들기, 곰취찐빵 곰취 삼겹살등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여 미식가들이 즐겨 먹는다. 가을에는 양록제, 겨울에는 국토 정 중앙 달맞이 축제가 열린다.

무적해병’ 이승만대통령이 직접 써 하사

매년 6월중에 열리는 도솔산 전적문화제는 축제의 압권이다. ‘무적해병’은 이승만 대통령이 도솔산 전투에서 우리 해병 1연대가 승리하자 직접 써 하사한 글귀다. 도솔산 전투는 우리 해병 1연대가 미 해병 5연대와 교대해 들어가 인민군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승리를 거둔 전투이다.

교통편 승용차 서울-서울 춘천고속도로- 양구(1시간 30분) 버스 동서울 터미널 - 양구 (1시간 30분). 다른 지역에서는 춘천에서 양구행 버스 이용 (50분 소요. 요금 5500원) 전철 상봉역- 춘천역 (1시간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