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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도 천심도 믿기 어려운 시대 (100)
마음문을 여는 새벽종
기사입력 2016-09-04 오후 2:38:00 | 최종수정 2016-09-04 오후 2:38:17   


신현거 논설위원

정치인이 있으니 정치가 있어야 마땅하겠지만 정치인만 있고 정치는 없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인것 깉다. 진정한 정치인이 열 사람만 있어도 나라를 이 꼴로 만들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작금의 여당의 작태를 보라. 원내에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 못한 여당 새누리당의 지리멸렬한 저 꼴을 보면 정말 기가 차다. 대통령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과정이 어떻게 보여줄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총선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후보자들의 언론풀레이도 한심했지만 후보자가 결정된 뒤의 당내 사정은 더욱 한심하였다.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당원들과 국민 앞에 열두 번이나 서약하고 시작한 선거전에서 역부족으로 패배한 경선자들과 그 추종자들 중에서 당선자를 받들고 열심히 당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은 몇 되지 않고 모두가 엉뚱한 말을 하고 엉뚱한 짓을 하고 있다. 여당이 저 꼴이라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선의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저 후보를 가지고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니 후보를 바꿔치기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 내부에서 대두되었다면 그 당의 후보가 선거전에서 승리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당의 총재가 엄연히 청와대에 버티고 앉아서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낙선자들이 그런 무엄한 짓을 감히 할 수 있는가. 초등학교의 반장을 뽑고 나서도 그런 짓을 하는 아이는 반 동무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대통령 선거까지는 160여일이나 남아 있는데 오늘 인기가 없다고 갈아치우면 내일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인기란 따지고 보면 물거품 같은 것이다.

여당에는 기다리는 아량을 가진 정치인이 그렇게도 없단 말인가. 여당이 예뻐서 하는 말이 아니라 하도 한심해서 하는 말이다.여론조사라는 것이 옳게 뿌리를 내리면 선거문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조사가 좀 더 과학적으로, 양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얻어진 조사의 결과가 언론의 일선을 담당한 기자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이 그것을 공정무사하게 활용할 때 비로소 여론조사는 선거의 방향을 바로잡는 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들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들의 정치인은 언론에 끌려다니는 형편이고 기자들은 또 여론조사라는 신주 보따리 앞에 고개도 들지 못하는 형편인데, 그렇다면 한국정치는 여론조사가 도맡아 끌고 나간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것이 결코 잘된 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 여론조사라는 것이 잘못 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결론이 성급한 결론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정치인은 자유로워야 한다. 언론인도 자유로워야 한다. 여론이라는「폭군」앞에 무릎을 꿀어서도 안 된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잘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기회만 있으면 「국민은 현명하다」느니, 「민심이 천심」이라느니, 믿지도 않을 말을 곧잘 한다.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하는 말일 것이다.

국민이 현명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민심이 천심이라면 얼마나 복된 삶을 누릴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런 듣기 좋은 말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 깨달음인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이 현명하면 나라가 이꼴이 되었겠는가. 따라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도 믿기 어렵다.

하기야 언론이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이 꼴이 된 것이라고 변명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이 매몰되고 사실을 드러내지 못한 언론의 태만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민심이라고 내놓은 것도, 따라서 천심이라고 믿어야 할 것도 따지고 보면 민심도 아니고 천심도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청와대의 새 주인이 되어도 별 수 없는 것 아닐까. 민심과 천심을 뒤범벅을 만든 이 나라 정치에 희망을 걸기 어려운 까닭은 이 국민이 희망을 걸만한 국민이 못되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천심도 떠난 민심이라면 우리는 어디에 희망을 두고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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