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조사 후 귀가…정권에 서운함 드러내며 '울컥'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저는 이 정부 내내 불행했습니다."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5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소환된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약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이날 밤 11시45분께 귀가했다.

정 의원은 대검청사 1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마친 뒤 건물을 나서면서 정권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름대로 다 소명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검찰에 소환되기 전까지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 '일종의 배달사고'라며 완강히 부인해왔으나 이날 조사 직후에는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고인성 피혐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검찰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자료사진)

정 의원은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전달된 돈이) 대선자금으로 들어간 것이 사실인지'를 묻자 "내가 여기서 자세한 얘기를 하긴 그렇다"고 말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정 의원은 이어 "제가 정권을 찾는데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정부 내내 불행했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그분들은 다 누렸지요. 마지막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말해 현 정부 실세들에 대해 서운했던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 의원은 마지막 코멘트를 하는 순간 다소 울먹이기도 했다.

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한명으로 불렸던 정 의원은 정부 출범 이후 최고 실력자인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77) 새누리당 전 의원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으나 공교롭게도 이틀 간격으로 같은 장소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운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