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첨단기술로 기존 대회와 차별화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모토를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로 내걸었다.

러·일전쟁, 인천상륙작전 등 전쟁의 참상을 겪은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뜻에서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12일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평화도시 인천의 이미지를 부각해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전략 = 45개국 1만5천여명의 선수단·취재진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은 오는 2014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인천과 주변 도시에서 열린다.

지난 1986년 서울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열리는 하계 아시안게임이다.

조직위는 인천대회만의 전략을 수립, 기존 대회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먼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인천시 재정난에 국비 확보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회를 최대한 긴축해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경기장 건설 비용을 아끼고자 서울시, 경기도 등 인접도시 내 신축 경기장 17곳을 대회 기간 경기장과 훈련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사업구역 폐지나 축소 등을 통해 지난 2009년 대비 사업비 7천932억원을 줄이기도 했다.

한·중·일의 일부 국가에 편중된 잔치가 아닌 40억 아시아인이 공감하는 감동과 배려의 대회를 만들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일례로 인천시는 지난 2007년부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비전(Vision) 2014'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천시가 대회 개최 이전까지 매년 280만달러 가량을 OCA에 출연, 아시안게임 '노메달' 국가나 저개발국의 체육 진흥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태권도를 포함한 6개 종목을 선정해 국내 연수 기회를 주거나 현지에 지도자를 파견하고, 저개발국에 체육 기자재를 보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직위는 또 인천지역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행사를 개발, 이 대회를 아시아의 모든 민족이 즐기는 문화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 전략은 경기운영시스템, 보도서비스시스템 등과 연계해 한국의 최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차별화 전략 뿐만 아니라 평화라는 콘셉트에 맞춰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아시안게임을 추진하고 있다"며 "남·북 공동응원단, 단일팀 구성 등을 통해 감동과 평화의 제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 어디까지 = 대회가 2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조직위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은 아시안게임 추진 계획에서 마무리단계에 해당한다.

36개 종목, 437개 세부종목을 확정한 조직위는 대회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연말까지 경기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임권택 영화감독을 위촉하는 한편, 대회 진행에 필요한 각종 위원회 구성이나 서포터스 모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소한의 운영비는 자체적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마케팅 사업에도 전력하고 있다.

1억7천200만달러 규모의 마케팅 목표액을 세운 조직위는 후원규모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위는 대한항공, SK그룹, 중국 361° 등과 최고 등급의 후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연내 국내·외 대기업 두어 곳과의 계약 체결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주관방송사와 개·폐회식 대행사, 본부호텔과 공식호텔 선정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방송 중계권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활용한 라이센싱(특허사용계약) 사업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계획도 세웠다.

서구 주경기장 국비 지원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갈등을 겪긴 했지만, 경기장 공정도 전반적으로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문학경기장 50%, 강화·계양경기장 34%, 남동경기장 31% 등 경기장 대부분이 30%가 넘는 공정률을 보였다.

공정이 가장 느린 주경기장은 오는 2014년 6월 준공 예정이고 문학ㆍ송림ㆍ십정ㆍ계양ㆍ강화ㆍ남동경기장 등은 내년 7~9월 완성된다.

조직위는 붐 조성을 위해 오는 11월 인천관광레저스포츠페어를 개최하고, 대회 D-365일인 내년 9월19일에는 국민성공다짐 선포식, 한류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

D-100일인 오는 2014년 6월11일에는 주경기장 준공식과 함께 성화봉송단, 서포터스 발대식 등이 열릴 예정이다.

조직위의 관계자는 "단계별 계획에 맞춰 대회를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대회를 통해 국제시민으로서 인천시민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체육·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시민 삶의 질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