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화재로 동력을 잃고 인도양에서 표류하던 이탈리아 유람선 코스타 알레그라호가 1일(현지시간) 승객과 승무원 1천여명을 태우고 세이셸 수도 빅토리아 항구에 예인됐다고 AP 통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코스타 알레그라호의 승객 627명은 이날 프랑스 참치잡이 어선에 의해 예인돼 인도양의 유명 관광 섬나라인 세이셸에 도착하자 배에서 내려 미리 준비된 버스를 타고 공항이나 호텔로 이동했다.

승객 627명 중 327명은 배를 운영하는 회사 측에서 제안한 7-15일간의 무료 세이셸 관광을 선택했으며, 다른 승객들은 대기하고 있던 3대의 항공기를 통해 이날과 2일 중 이탈리아로 복귀하게 된다. 이 배의 승무원은 413명이다.

이런 가운데 승객들은 유람선 기관실에 화재가 난 지난달 27일 배에서 연기가 나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일부 승객이 공황상태에 빠지는 등 긴박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특히 당시 구명보트가 내려지자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찾아나서는가 하면 떨어진 배우자를 찾는 등 배에서 탈출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곧 화재가 진압되고 승무원들이 승객을 진정시키면서 상황이 나아졌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동안 예인되는 과정에서 승객들은 에어컨 작동이 안 되는 바람에 더운 선실이 아닌 갑판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전했다.

또한 승객들은 선실에서 샤워를 하지 못했으며 수세식 변기 작동이 안돼 악취가 가득했다고도 했다. 음식으로는 헬리콥터를 통해 조달된 샌드위치 등이 제공됐지만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스타 알레그라호는 지난 1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질리오섬 인근에서 좌초해 32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코스타 콩코르디아와 같은 회사 소속이다.(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