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여당 후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최대 야당 공산당 후보 겐나디 쥬가노프가 푸틴의 승리를 축하한 다른 야당 후보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당수인 쥬가노프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다른 야당 후보들이 선거 결과를 지나치게 서둘러 인정했다면서 "나는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 최소 며칠 동안 평가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모든 것에서 더러운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당수 지리노프스키와 중도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미로노프는 대선 결과를 인정하고 전화로 푸틴의 승리를 축하했다. 뒤이어 푸틴은 이들을 모스크바 교외 관저로 불러 면담하며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쥬가노프는 아직 최종 선거 결과가 공표되지 않았으며 계속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선거는 여당이 정직한 선거를 치를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면서 "(중앙선관위원장인 블라디미르) 추로프가 여당 후보에게 승리를 가져다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시스템이 푸틴과 그 측근들에게 봉사한다는 하나의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본질적으로 거대한 국가 시스템이 푸틴을 위해 봉사하고 있고 그에게 필요한 결과를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쥬가노프는 4일 대선 결과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라며 "현재 150명의 법률가들이 (부정 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법원에서 정의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권과의 대화를 완전히 거부하지는 않았다. 쥬가노프는 "우리에겐 대화와 무리한 투쟁이란 두가지 해결책이 있다"며 "나는 대화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사정이 괜찮은 모스크바에서만 100만명 이상이 내게 투표했고 다른 도시들에서는 20%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며 "따라서 우리에겐 누구와도 대화할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쥬가노프는 이어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된 정치제도 개혁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에겐 거대한 권한이 주어져 있으며 그는 누구에게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정부 구성 방식이 강한 내각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며 장관들은 최소 2개의 하원 및 상원 위원회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의회는 행정부에 업무 결과와 예산 지출에 대해 물을 수 있어야 하며 의원은 소환권을 가진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