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선율 '아리랑'이 남긴 역사 속 흔적들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내달 4일부터 5월 21일까지 서울 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아리랑 특별전'을 연다.

'아리랑'에 관련된 사료, 음반, 영상, 생활용품 등 2천여 점이 전시된다.

모두 4부로 이루어진 이번 특별전에서는 미국의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티포드의 아디동 블루스(Ah DeeDong Blues)' 음반이 전시된다.

'아디동 블루스'는 6·25 전쟁 당시 위문 공연차 한국을 방문했다 아리랑 선율을 듣고 만든 음반.

화장실에서 한국 통역병들이 흥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름다운 소리에 탄복해 용변도 마치지 못한 채 나와 채보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미국에서 나온 첫 아리랑 SP 음반으로 아디동은 아리랑을 잘못 듣고 표기한 것이다.

독립운동가 김산(본명 장지락)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아리랑(Song of Ariran)'의 초판본도 공개된다. 저자인 미국 언론인 님 웨일스의 친필 서명을 볼 수 있다.

항일예술가 한형석 선생이 독립운동가들이 여름 피복비를 마련하려고 만든 한국 최초의 오페라 '아리랑' 등 항일독립운동에 사용된 아리랑 자료도 공개된다.

전국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이 들려준 아리랑에 대한 단상과 에피소드, 아리랑 가락을 수집한 영상 기록도 볼 수 있다.

"탈북 그 자체가 아리랑 고개를 넘는 것이었다"고 고백한 북한이탈 청년의 사연을 비롯해 아리랑에 얽힌 삶의 이야기가 영상물에 담겼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부른 200여 개의 '아리랑 음반'을 비롯해 수출용으로 만든 첫 고급 필터 담배 '아리랑', '아리랑' 상표를 단 각종 문구류, 라디오 등이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관람객이 관련 책자를 직접 읽을 수 있는 아카이브실을 마련하고 아리랑 공연을 시도하는 등 생생한 전시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리랑'은 내달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앞두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