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으나 일부지역 및 수도권 등에서 살 떨리는 초박빙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불법사찰' 파문으로 새누리당이 벼랑끝에 서는가 했더니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여성ㆍ노인비하 발언이 파문으로 서로간 '악재'가 팽팽하게 부딪히는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결국 투표율과 부동층 표심의 향방에 선거결과가 나타날 것 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스윙보터'(Swing Voter)로 지목되는 40대 유권자들의 선택이 1당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조심스레 점친다. '스윙보터'란 정치상황에 따라 표심을 달리하는 유권자층을 지칭한다.

최대승부처인 수도권 112곳 중 50곳 가량이 혼전 양상일 정도로 이번 총선에서는 유례없는 초박빙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중앙일보가 관심지역 50곳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2∼6일자 공표. 집전화 RDD와 휴대전화 패널 결합방식) 결과, 선두 후보가 확실하게 부상한 곳은 모두 18곳(새누리 9곳, 민주통합 7곳, 무소속 2곳)에 그쳤다.

1위가 2위에 비해 4∼8% 포인트 앞서는 '경합우세' 지역은 새누리 7곳, 민주 6곳이고 50곳 중 19곳에서 지지율 5% 포인트 미만의 선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수도권 112곳 중 우세 후보가 확실한 곳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신문, 방송 등이 총선 후보등록 직후인 3월24일부터 4월4일까지 전국 246개 지역구 중에서 한번이라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176곳에 대한 분석에서도 오차범위(8.8% 포인트) 안에서 경합하는 지역이 78곳에 달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이 이어지면서 관심은 스윙보터의 선택과 투표율 등에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면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40대의 66.8%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는 박 후보의 승리였다.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으면서도 한 가정을 이끌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진보ㆍ보수 성향을 한몸에 갖고 있는 이들의 선택이 선거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들 40대는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지만 2010년 6ㆍ2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한명숙 후보에, 지난해 4ㆍ27 분당을 보선에서는 손학규 후보에 각각 힘을 실었다.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사회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면서 야당 성향의 투표를 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도 8개월 후의 대선 등 정치상황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2040세대의 투표율도 초미의 관심이다.

민주통합당이 김용민 후보의 막말ㆍ저질 발언 파문에도 불구하고 후보사퇴를 못시키고 고심하는 것도 자칫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주무르는 이들 세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대체로 야권에 유리하다. 18대 총선에서는 20, 30대의 투표율이 각각 28.1%, 35.5%로 낮았고 한나라당에 과반 의석(153석)을 내줬다. 17대 총선에서는 반대로 20대와 30대가 각각 44.7%, 56.5%에 달해 열린우리당(152승)이 압승을 거뒀다.

불법사찰과 김 후보의 발언 파문이 선거 막바지 대형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순회강연을 통해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선거여서 대체로 젊은 세대들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