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넘쳐나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산 확보에 나서는 형국이다. 요즘 세계적인 뉴스로 각광을 받은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설립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도 될듯하다.

전 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에 인프라 구축을 명목으로 자산 영토 확보에 나서는 굴기의 하나로 풀이 되기 때문이다. 이 투자은행의 설립은 아시아 지역에 철도, 도로, 항만, 공항, 전력, 통신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돼 소요 되는 자금 조달이 목적이다.

예상 참가국은 당초 35개 국가로 잡았으나 마감 결과는 47개국으로 늘어 중국으로서는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국인들의 국민 성향을 우리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난득호도(難得糊塗)와 도광양회(韜光養晦)이다.

이중 난득호도는 400여년전 청나라의 유명한 서화가인 정판교가 처음 쓴 말이다. 이 말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감추고 진실을 풀칠해 흐릿 하게 처신하는 것으로 요약 된다. 총명하기도 바보짓 하기도 어려운데 총명하면서 바보가 되기는 더욱 어렵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인간 수양의 최고 단계라고 할 수 있으나 함의는 자못 깊은듯한 느낌이다. 중국의 많은 가정들은 이 말을 액자로 만들어 집안에 걸어 놓고 가훈이나 인생 지침으로 여길 정도다. 어리숙하게 보이나 잘 살면 그만이라는 것을 그들 최고의 처세술로 여긴다.

중국인들의 복심이라면 일단 경계의 눈으로 봐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진실을 호도 한다는 말과 같다. 실제로 중국에서 이를 실천한 저명한 유명 인사도 다수다. 대표적인 사람은 전 베이징대 부총장을 지낸 지센린 이다.

그는 재물이 많고 학식이 뛰어나면서 실력이나 재물을 감추고 평생을 황갈색 누더기 옷차림의 노동자 행색으로 캠퍼스를 누빈 것으로 전해 진다. 이것이 난중호도의 진면목이다. 전 원자바오 국무 총리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중국의 잠롱으로 불렸던 그는 서민 총리로 국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아 왔다.

2012년 10월 뉴욕 타임스는 그의 일가 재산이 27억달러 (약3조원)에 달한다고 폭로해 그의 청렴 이미지를 한방에 구겨 버렸다. 그는 이 보도를 전면 부인 했다. 도광 양회는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때 부터 시행해온 중국 정부의 오랜 외교 원칙이다. ‘빛을 감추고 어둠을 기르다.’ 또는‘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쩌민, 후진타오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소 변질돼 종전의 ‘기다리자’ 에서 공격적으로 원칙이 수정됐다. 일본의 경제력에 눌려 그간 말 못하던 것을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는 자세로 변했다. 그 행동의 일환이 최근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 다오)등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벌이고 있는 일본과의 영토 문제이다.

중국은 이밖에도 아시아 지역을 넘어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인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등에 항구를 건설해 전략기지로 사용할 토대를 이미 마련해 놓았다.

스리랑카에는 지난 1983년부터 벌어진 내전으로 수만명의 시민이 사망한후 미국과 유엔으로 부터 경제 지원이 끊기자 중국과 친선 관계를 맺고 중국으로부터 항구 건설 자금등으로 15억 달러를 빌렸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최근 중국의 프로젝트의 중단을 결정 하고 대출 조건을 완화 해 줄것을 중국 당국에 요청 하기에 이르 렀다.

이유는 중국 돈을 계속 쓰다가는 ‘식민지로 전락 할것‘이라는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중국이 자금만 지원할뿐 인력 채용 기술이전 등은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반 중국 정서‘가 높다. 또 중국은 10조원을 투입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병원 국립경기장 국제회의장과 동아프리카와 중앙 아프리카에 최대 규모의 항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남미의 니카라과에는 길이가 무려 280km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운하 개발을 추진중에 있다. 건설 비용만 약 500억달러가 소요되는 대 역사다. 그러나 운하 건설을 맡은 홍콩 기업 HKND가 건설 경험이 전무한 데다 40살의 젊은 사업가 왕징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 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운하가 완공되면 중국은 50년간 운하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영국 작가이자 언론인인 마크 자크는 그의 저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에서 ’중국의 부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은 미국이 패권국이지만 2030년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 질것‘이라고 내다 봤다. 중국이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의 손길은 우리 나라에도 깊숙이 뻗치고 있다. 제주에 이어 인천 송도국제도시,영종, 청라 등을 가리지 않고 있다. 제주도에서 재미를 본 중국인들이 인천으로 몰려 들고 있다. 제주도의 무차별적인 부동산 매입해 원희룡 지사가 제동을 걸어 한때 주춤하는 듯 했으나 지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인천 검안 일대에도 중국 자본 4조원 가량이 투자돼 대대적으로 개발할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송도 국제도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중국인이 무려 1000여명이나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이 중소 기업과 농산물 유통으로 큰 돈을 번 이들은 호텔 용지등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일부는 즉석에서 145평방 미터(45평)안팍의 아파트를 계약 하기도 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도 지난해 11월 이후 5채의 아파트를 매입 했다. 중국인이 부동산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아파트 미분양 해소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투자 이민제”를 실시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이민제‘는 2013년부터 2018년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외국인이 7억원 이상 분양 아파트등에 투자 하면 거주권을 주고 이후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허용하는 제도다. 정부의 이 정책은 당장은 달콤할지 모른다. 하지만 먼 앞날을 내다보면 너무 안이한 대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손은 엄청나게 크다.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보인 그들의 자금력이 이를 입증하고 남는다.

그들은 그들 지역에 항구등 건설에 막대한 돈을 퍼붓고 있다. 오즉하면 스리랑카 대통령이 ‘중국의 돈을 계속 쓰다가는 식민지로 전락 할 우려가 있다고 말 했겠는가. 이런점을 유의해 우리 정부도 느슨한 ‘부동산투자 이민제’의 법적 구성 요건을 재 점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중인 거주 조건과 거주 5년만에 영주권을 주는 제도는 대폭 강화해야 한다.

이것만이 국가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대안이다. 우선 달다고 그들 에게 로  마구 부동산을 팔다가는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중국은 요즘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을 견제하고 아시아 태평양을 미국과 나눠 갔다는 ’21세기 신형 대국관계‘의 패권을 당당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한국은 이런 중국의 세계 전략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모르 겠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팽창은 기회 일수도 있으나 외교 안보분야에서는 큰 도전일 수 있다. 한중관계가 좋다고 마냥 되 뇌일 일이 결코 아니다. 중국이 주도 하는 격랑을 헤쳐 가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외교 전략을 담은 우리만의 독트린이 절실히 필요하다.

중국의 신문사인 다자위안(大紀元)시보는 최근 중국 투자자 5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0%가 넘는 투자자가 인천 송도가 투자 최적지라고 응답했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철수를 잇달아 단행하고 있다. 휴대 전화 제조 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가 중국 공장 2곳을 철수 했고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철수를 준비 중이다.

주 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중국이 ’글로벌 기업들에 매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지난달 9일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황금 시대는 끝났다‘고 보도 했다. 이는 중국의 사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중국의 불공정 대우와 표적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 된다.

미국상공회의소도 17번째 낸 연례 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중국 당국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자 올해 투자 계획이 없다는 기업도 31%나 돼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래서 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한다.

일본의 파나소닉 다이킨등 일본 업체들도 엔화 약세와 중국내 반일 정서 고조로 인해 일본 본토로 줄지어 돌아 가고 있다. 극심한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우크라이나는 중국에 180억달러(약 20조1000억원)을 갚지 못하고 있고 짐바브웨는 20억달러 (약 2조 20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남미의 베네수웰라와 에콰도르, 아르헨티나등도 상황은 비슷 하다.

베네수웰라 정부는 중국에 563억 달러(약 62조9000억원)의 빚을 청산해 달라고 요구 했으나 중국은 아예 거절 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들은 중국 자본을 무턱대고 받아 들였다가 지금은 큰 홍역을 치루고 있는 형국이다.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지는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너무 자명해 진다.

이런점이 두려운 것이다. 중국 주도의 AIIB설립도 의미 있으나 그들의 오랜 성향인 난득 호도와 도광 양회의 숨은 뜻을 가볍게 여겨서는 절대 안 된다. 다시 헤아려 보는 지혜를 터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