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메르스 사태로 나라가 뒤숭숭한 가운데 박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대통령대 국회가 심각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발등의 불인 메르스 사태는 뒷전 인채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듯한 모습에 국민들은 환멸을 느낀다.

꽁꽁 얼어 붙은 한일 관계가 지난 22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국민들은 다소 안도했으나 이도 잠시 지금은 정치 불신만 커지고 있다. 향후 정국의 격랑이 예견되는 가운데 정치 실종으로 인한 국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 질 전망이 나와 걱정된다.

어쩌면 정치 무용론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올 6월은 유독 짚고 넘어야 할 굵직한 일이 많았다. 호국 보훈의 달에 22일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25일 6.25 한국전쟁 65주년이었다.

이중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은 두 나라의 3년여 지속되던 냉각기가 녹아드는 계기가 돼 의미가 컸다. 양국 고위 관계자는 변수가 없는한 올해 하반기중에 정상회담도 열린 가능성도 배제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8월에 아베 총리의 발언 내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 적이다.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서 양국 정상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굳게 다짐했다. 미래의 개선과 관련해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으나 박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포스트와의 회견과 아베총리가 직접 정상 회담 가능성을 언급해 진일보한 것은 확실하다.

그 전까지는 위안부와 과거사 문제등으로 양국관계는 얼음 덩이 처럼 냉냉 했다. 상대국 방문도 꺼려 하며 마이웨이를 고집 했다. 박대통령은 이웃 중국의 두 차례 방문과 세계 여러나라를 순방 하면서도 일본은 외면 했다.

하지만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후 50년 동안의 두 나라의 경제 규모등은 크게 변했다. 그 사이 한국은 6.25전쟁 발발로 치명적인 전쟁 참화를 겼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의 특수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한국은 박정희 정부때 일본 청구권 자금을 기반으로 포스코 (포항 제철)건설, 경부 고속도로등 한강 기적을 이룩 하면서 현대화의 물결을 탔다. 그러니 일본에 무려 20년이나 뒤졌고 일본은 20년 앞섰다. 계산하면 갭은 무려 40년에 이른다. 일본은 그 사이 세계 경제의 2위 자리까지 오르는 경제 강국이 됐다.

현재는 중국에 2위 자리를 내 주었으나 2차대전의 패전국 일본의 눈부신 발전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점에서 한국이 일본과 단순 비교는 무리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 업체인 소니를 크게 앞서 있고 조선 부문의 해외 수주량도 일본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에서 차이는 많이 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일수교가 이뤄진 1965년의 경우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이 909억5028만 달러였으나 한국은 30억1761만 달러로 격차가 무려 30배나 됐다.

그로 부터 48년이 지난 2013년에는 한국은 약 1조3046억달러로 400배 가량 커졌으나 일본은 40조9196억달러에 달해 3분의 1이었다. 이해 세계은행자료에 따르면 1인당 GNI(국민소득)도 한국은 2만5920달러, 일본은 거의 2배인 4만6330달러였고 국가 GNI도 한국 1조30166억달러, 일본 5조8999억달러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군사력도 일본이 월등히 앞섰다. 2011년 국방비 지출은 한국 280억달러, 일본 580억달러로 2배 였고 한국에는 군사위성이 없었으나 일본에는 2003년에 첫 군사 정찰 위성 발사후 현재 4대를 운영중이다.

외교관수도 한국은 2505명 ,일본 5787명으로 일본이 훨씬 많고 외교부 예산도 2014년 기준 한국은 1조9923억원, 일본은 5조7337억원이었다.

국제기구 사무요원수도 한국은 2011년 기준 398명인데 비해 일본은 2배인 765명이었으고 공적개발 원조액도 2013년 기준 한국은 17억4364만달러로 일본의 6분의 1수준이었다(일본 117만 8611만 달러).

또 유네스코분담금도 한국은 279만9476달러, 일본은 1521만 394달러였고 유엔개발 기여금은 한국 227만달러, 일본 3억8886만 달러로 거의 10배나 된다. 이밖에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금도 한국은 고작 15억원 (올해 )이었으나 일본은 1170만 달러(약 119억원)나 됐다.

한편 대일 수출은 지난해 321억8400만달러 (35조 7200억원)를 달성해 1965년의 4500만달러(약 500억원)의 715배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수입 규모는 수출 대비 307배나 달해 심한 무역 불균형을 이뤘다(수입 1억7500만달러에서 537억6800만달러).

대일 무역적자의 상당부분은 부품소재 부문이다. 부품소재 수입이 전체 대일무역 적자(256억달러)의 87.0%인 222억달러를 차지했다.

이 같이 대일 무역 적자를 내면서도 한국이 무역 흑자 행진을 계속한 것은 대중국 무역에서 흑자를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도 그동안 한국에 의존하던 중간재 생산에 전력 투구하고 있어 한국은 안심 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의 특수에 만 기대하다가는 후회할 날이 올 것라고 전문가들은 경고 한다.

문학 분야에서도 한국은 지금까지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한명도 배출 못 했다 그러나 일본은 두명이나 된다. 가와바야 야스나리는 소설 ‘설국’으로, 오에 겐자부로는 ”개인적인 체험“이란 소설로 각각 노벨문학상을 수상 했다.

기타 화학 물리등 분야에서도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 18명을 배출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이 유일하다. 일본을 따라 잡으려면 무엇보다 차세대 젊은이들의 체계적인 육성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하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