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새와 물고기 등 육지와 바다 생태계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외래종의 등장으로 위협받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태평양의 외딴 환상(環狀) 산호초 팔미라에서 외래종 야자나무 때문에 벌어지는 이런 현상을 관찰했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 청정지역이었던 이 산호초의 야자나무들이 외래종으로 대체된 후 이 지역 토양을 분비물로 비옥하게 만들던 새들이 적게 찾아오고 그 결과 바다로 흘러 나가는 양분이 줄어들면서 플랑크톤의 크기와 개체수가 줄어들고 결국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쥐가오리의 개체수도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인간에 의한 자연 훼손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태계의 연쇄적인 상호작용에 얼마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또 해양 생물학자-식물학자 같은 비전통적인 학문간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 생태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매우 필요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연구 주제를 갖고 이 섬에서 활동해 온 과학자들은 우연히 서로의 연구를 비교하다가 이런 현상을 발견하게 됐다.

이들은 질소 동위원소와 동물 추적, 현장 조사 등의 분석을 통해 토종 식물을 외래종으로 대체할 경우 나무에 깃드는 바닷새의 개체수가 5분의1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나무 밑 흙의 토질이 전보다 훨씬 척박해진 것을 발견했다.

또 이로 인해 바다로 흘러 나가는 양분이 줄어 플랑크톤이 적어지고 결국 해안으로 몰리는 쥐가오리 수도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연쇄반응이었다. 우리는 이런 생태학적 현상의 소멸에 대해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상호 관계는 드러나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는 결국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이런 능력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현상을 "자동차의 엔진 룸을 열고 연결돼 있던 일부 선들을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에 비유했다. 모든 부품과 엔진이 다 그 자리에 있지만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일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대의 물 수요 급증현상에 따른 기록적인 파급효과를 예로 들었다. 물 수요 급증으로 강의 물 줄기가 말라 해마다 수백만마리씩 바다에서 강으로 몰려오던 연어 떼가 급감하자 연어들의 분비물을 천연 비료로 이용해 오던 인근 농경지들이 화학 비료에 의존하게 된 현상이다.

학자들은 "이처럼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연결 고리들을 싹둑 잘라 버릴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