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어두운 저를 배려해 큰 글씨로 적힌 수업 유인물을 나눠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2010년 전국 최고령 수능 응시자인 조재구(80)씨가 지난 15일 경인여대에서 꿈에 그리던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조씨는 2010년 2월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서울 마포구 일성여고를 졸업한 후 3월에 경인여대 관광일본어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개인적 사유로 1년간 휴학하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근면한 자세로 2년간의 학사 과정을 무사히 마쳐 졸업식날에는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만학도상을 받기도 했다.

조씨의 학업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경기 일산 자택에서 인천 학교까지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며 뒤늦게 배움의 열정을 불태웠다.

고령인 탓에 눈이 어두워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배려가 큰 힘이 됐다.

교수는 본인을 위해 칠판에 일부러 큰 글씨로 필기를 해줬고, 손녀뻘 되는 학생들은 모르는 것을 서로 알려주겠다며 앞다퉈 나섰다.

조씨는 "학생들이 "할머니, 할머니"라고 부르며 잘 따라줘 전혀 외롭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광일본어과 김진수 교수는 "매일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에 집중하고 아들뻘 되는 교수에게도 깍듯이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다른 학생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졸업 후에도 방송통신대 일본어과 3학년으로 편입,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