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은 중국에서 최상급의 짝퉁 명품시계를 X-레이 투시가 안 되는 코일 뭉치에 숨겨 4000억원대 짝퉁 명품 시계를 밀반입한 신모씨(42) 등 5명을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검거된 신씨 등은 '까르띠에'와 같은 유명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중국산 가짜 명품시계 3만6000여점(정품시가 4000억원대)을 지난해 2월부터 60여 차례에 걸쳐 국제여객선 화물을 통해 밀반입해 서울과 부산 등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밀수총책으로 지난해 2월 중국 청도에서 공급책(일명 박사장)을 만나 최상급의 가짜 명품시계를 국내로 밀반입하기로 공모하고, 밀수 방법과 검거 되었을 때 대처요령 등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

신씨 등은 국내 세관의 검색을 통과하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 신고한 에나멜코일 원통 속에 납판을 두르고 가짜 명품시계를 2~3개씩 숨겨 X-레이 검색기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 등은 밀반입한 가짜 명품시계를 비밀창고에서 고가의 유명 브랜드 제품처럼 재포장해 택배와 퀵서비스 등을 이용, 국내 점조직을 통해 은밀하게 유통시켰다.

특히 신씨는 정상 운영 중인 11개 수입업체 명의를 빌려 가짜 명품시계를 숨긴 에나멜코일을 수입, 철저히 신분을 숨긴 채 장소를 옮겨가며 인적이 드문 외곽 도로에서 물건을 건네받는 등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수법으로 수사망을 피해왔다.

해경은 비밀창고로 사용 중인 경기도 일산의 한 농가 창고를 급습해 가짜 명품시계 15종, 1001점을 압수했다.

압수한 가짜 명품시계는 감정결과 정품시가 117억원으로 전문가도 구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졌으며 시중 금은방과 시계점에서 40~50만원선에 거래됐다.

해경은 물류업체를 상대로 밀수입 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유통판매 조직 검거를 위해 서울, 부산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현종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