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을 받을 목적으로 서해 섬에 위장 전입해 보조금을 타낸 공무원, 농협 직원, 회사원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5급 공무원 A(55)씨 등 옹진군청 공무원 4명과 농협 직원 2명, 수협 직원 2명을 비롯한 47명을 검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부정 수령액이 300만원 이상인 25명은 불구속 입건됐으며, 그보다 액수가 적은 22명은 앞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도록 해당 기관에 통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8월부터 4년 동안 옹진군 영흥면 섬에 사는 것처럼 위장전입하고 가짜로 꾸민 보조금 신청서를 내는 수법으로 가구당 300만~1천700만원씩 모두 2억2천만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흥화력발전소 인근 지역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1999년부터 영흥면에 5년 이상 실거주하는 가구주를 대상으로 자녀 학자금과 장학금이 지급되는 사실을 알고 이 지역에 사는 자신의 부모, 형제 집으로 주소지만 옮긴 뒤 보조금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부는 주거지가 아닌 요양원에 주소지를 등록해 보조금을 타내거나 집 주인과 세입자가 동시에 보조금을 신청해 혜택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공무원과 농협ㆍ수협 직원이 보조금 부정 수령에 앞장서 수협 직원이 총 1천700만원을 받았으며, 5급 공무원도 1천200만원을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영흥면 마을 이장들이 자격이 없는데도 보조금 신청자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맡아 거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친분 등을 이유로 확인란에 서명했으며, 영흥화력발전소 담당자도 형식적 서류 심사를 벌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인천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 측에 보조금 지급 체계를 개선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 발전소를 둘러싼 다른 비리가 있는지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