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와 시의회가 클래식 전용 콘서트 공연장인 문예회관 건립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김만수 시장이 이끄는 시는 20년 전부터 문예회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며 건립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시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중심이 돼 부천의 인구와 재정 규모상 클래식 전용 콘서트장이 필요한 지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시청 앞 중앙공원 한가운데 부지 8천400여㎡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3만5천여㎡ 규모의 문예회관을 신축하는 계획에 대해 최근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1천400억원을 투입할 문예회관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전문 예술단의 공연이 가능한 2천석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 500석의 다목적홀, 전시실, 사무실 등이 들어서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은 인구 90만 도시에 클래식 전용 콘서트 공연장이 적절한 시설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시민 공감대 형성도 부족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당현증(새누리당) 시의원은 "시의 예산이나 인구 규모로 볼때 1천400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들여 클래식 공연만을 위한 콘서트장을 만들어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며 "회관 연간 운영비도 만만치 않아 자칫 콘크리트 덩어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병국(민주당) 시의원은 "회관 예정 부지인 중앙공원 주변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80%가 불필요하거나 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며 당장 추진에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뿐 아니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반대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반면 시의 한 관계자는 "문예회관이 필요해서 20년 전에 부지를 마련했던 것이고 사업 타당성 용역 결과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문예회관 건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립 계획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회관의 연간 예상 운영비는 100억원으로 현재 쓰고 있는 부천시향의 예산(60억원)에 프로그램 강화와 부천시향의 법인전환 등으로 재원을 추가 확보하면 크게 더 들어가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와 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회관 건립을 놓고 이처럼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8일 열리는 시의회 본회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승인될 가능성이 다소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이 속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29명의 시의원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14명, 새누리당 12명, 통합진보당이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