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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심 선고 재판을 바라보면서....
기사입력 2017-08-26 오전 6:20:00 | 최종수정 2017-09-11 오전 6:20:59   

 

전세복 편집국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1심에서 재판부는 삼성 뇌물 사건의 본질은 정치권력과 자본의 부도덕한 밀착이라고 규정하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유라씨 승마 지원으로 72억여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한 16억여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204억원)과 뇌물 약속액 등 실현되지 않는 돈은 무죄로 봤다. 특검이 기소한 433억원 중 상당 부분이 무죄로 나왔다는 의미로, 향후 상급심에서 법리 타툼의 소지를 남겨두게 됐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최순실·정유라의 존재를 인지하고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해 뇌물을 제공하는 수동적 뇌물로 본 것이다. 뚜렷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기소했다는 법조계의 중론에도 재판부는 특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판결이 권력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는 기업 현실을 감안한 것인지는 의문이란 지적이 많다. 삼성이 최순실씨 측에 승마 지원을 한 것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 때문이었다.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기업인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정경(政經) 유착의 폐습은 정말 사라져야 한다.

이번 이재용 사건은 정경 유착 이전에 권력의 '갑질'이 본질이다. 권력이 기업 위에 군림하며 통치 도구로 삼으려는 행태가 지금도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들에 권력과 유착을 끊으라 하기 전에 권력의 갑질부터 고치는 것이 먼저다.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의 결과로 박 전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부당하게 유리한 성과를 얻었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리와 증거에 기반한 결정적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정황증거를 받아들였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와 대중여론을 의식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재판부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았다. 여당은 아예 뇌물죄로 특정했고, 청와대는 캐비닛 서류로 측면 지원했다. 좌파 시민단체들은 여론몰이에 나섰고, 인터넷에선 판사 신상 털기가 횡행했다. 사법개혁을 기치로 내건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그런 분위기를 앞장서 조성했다.

이번 이재용 1심 선고에서 기업의 지원을 뇌물로 판단했으니 앞으로 비슷한 사안에 기업들의 운신은 더욱 신중해져야 할 것이다. 정부나 정치권도 기업에 손을 벌리는 구태에서 절연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간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 공식적인 제도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할것이다

 

 

 

 

 

 

 

기사제공 : 수도권지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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