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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적 사고방식
기사입력 2012-09-16 오전 11:16:00 | 최종수정 2012-11-13 오전 11:16:53   




이태건 주필(인하대 명예교수)

사람들의 사고방식 가운데 이분법(二分法)이 있다. 이것은 사고의 대상이 되는 사물이나 상황을 둘로 갈라서 마름하는 생각의 틀이다. 이를테면 참과 거짓․착함과 악함․아름다움과 추함․행복과 불행 등의 가치 판별이나, 정신과 육체․이념과 현실․적과 동지․천사와 악마․천국과 지옥 등의 대상 구분 방식이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런 사고방식에 익숙해 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사색해 오던 중, 필자는 이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서로 대조되는 두 가지 형태가 맞서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하나는 ‘적대적 이분법(敵對的 二分法 ; hostile dichotomy)’이다. 이는 대상을 자기와 같은 갈래에 속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누어, 그 두 가지 사이의 관계를 극단적인 적대관계로 파악하는 사고방식이다. 옛 소련 공산당의 <정치국 작전교범>에 나오는 다음 명제가 그 전형적인 예이다.

『동지가 아닌 자는 누구나 다 적이다.(Whoever is not for us is against us.)』

이 말에는 자기네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같지 않으면 누구나 다 적으로 분류하여 타도하겠다는 강력한 적의(敵意)가 깔려 있다. 이 사고방식에 젖어있는 사람은 대개 자기의 이해관계나 이념체계에 집착이 강하다. 그래서 대인 관계나 일처리 방식에 있어서 탄력성을 잃는 경우가 잦다. 그들은 의견이나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함께 벌이는 민주적인 대화나 토론에 서툴다. 대화를 진행해 나가다가 상대방이 자기의 생각과 다른 주장을 내어놓으면, 그들은 등을 돌려버리거나 맞서 싸우려 든다.

다른 하나는 ‘화해적 이분법(和解的 二分法 ; reconciling dichotomy)’이다. 『신약성서』「누가복음」중 예수가 제자 요한을 가르치는 부분이 이 사고방식의 전형이다.

『적이 아닌 자는 누구나 다 동지이다.(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너희를 지지하는 자니라. ; Whoever is not against us is for us.)』

이 말은 언뜻 보기에는 앞의 명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차분히 비교해 보면, 이 두 명제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발견된다. 앞쪽의 명제에는, 상대방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자기와 다를 경우에는 적으로 분류하여 타도해 버리라는 투쟁의 명령이 깔려 있다. 이에 반하여 뒤쪽의 명제에는, 상대방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더라도, 그가 적극적으로 해치려 들지 않는 한, 그를 동지로 여겨 너그러이 품어 안으라는 화해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물론 세상에는 이분법적 사고의 단순함만 가지고는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 허다하다. 삼분법(三分法), 사분법(四分法),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다분법적(多分法的) 사고방식을 구사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구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아 공격함으로써 공멸(共滅)에 이르기보다는, 최대한 화해와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상생(相生)으로 나아가는 방도를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냉전 시대에 세계는 신봉하는 이데올로기에 따라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뉜 채 날카롭게 대결하고 있었다. 자유 진영은 이익 추구를 위한 개인 간의 경쟁을 사회생활의 기본 질서로 삼았다. 공산 진영은 인간사회를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두 계급 사이의 화해 불가능한 적대관계로 파악하면서, 피지배 계급이 지배 계급을 대상으로 하여 펼치는 폭력 투쟁을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추켜세웠다. 공산 진영의 이러한 공격 작용에 대한 자유 진영의 반작용이 곧 반공이었다. 그러니까 20세기는 한 마디로 경쟁이나 투쟁을 위주로 하는 ‘겨루기’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이 냉전 질서는 붕괴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는 협력과 공생을 위주로 하는 ‘더불어 살기’의 시대를 새로이 열어가고 있다.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 질서가 자리 잡혀 가면서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이렇게 새롭게 바뀌고 있는데, 아직도 ‘적대적 이분법’에 사로잡힌 채 동․서니 남․북이니, 보수․진보니 하며 편을 갈라 진흙탕 속의 싸움을 일삼고 있는 어지러운 상황을 대하게 되는 것은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앞둔 요즈음 선거 정국에서, 진지한 정책 대결보다는 오히려 신봉하는 이념에 얽매이거나 선거에서의 승리에만 집착하여 더티 플레이를 불사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거친 호흡과 짧은 안목을 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기서 “남에게서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가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이 떠오른다. ‘적대적 이분법’이 지닌 한계와 역기능을 극복할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정당이나 단체들은 눈앞의 권력이나 이익을 위주로 하여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이 경우 상대방은 화해나 협력이 불가능한 타도의 대상으로만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국리민복(國利民福)이나 국태민안(國泰民安) 같은 대의(大義)를 중심에 두고 서로를 바라본다면, 상대방은 경쟁 대상이면서도 동시에 힘과 슬기를 모아 나랏일을 함께 처리해 나갈 협력의 파트너로 새롭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유권자들이 뽑고 싶은 것은 특정 정당이나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무래기 정치꾼’이 아니라, 국가의 안위와 국민 전체의 복리를 먼저 생각하면서, 그것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대타협과 대협력을 얼마든지 이루어 낼 수 있는 ‘큰 정치인’이다. 유권자들은 ‘적대적 이분법’에 빠진 채 다툼이나 일삼는 싸움꾼이 아니라, ‘화해적 이분법’을 잘 익혀 범국가적 현안들을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있는 참 일꾼을 뽑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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