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논설위원.

지난 연초 ×TV의 뉴스에서 교육관련 장관이 뉴스앵커와의 대담 중 요즈음 학교폭력 문제와 관련해 ‘유야무야(有耶無耶)’운운하며 이야기를 한바있다.

이에 뒤를 이어 얼마 후에는 ××TV 뉴스에서도 ㄱ부의 정원 감축문제를 논의하며 진행이 ‘유야무야’하다고 보도한바 있다.

이 ‘유야무야’가 순수 우리말인가에 대하여 의문이 갔다. 분명 우리말 사전에는 ‘유야무야’를 ‘있는지 없는지의 모양, 흐지부지한 모양’이라고 기록되어있고, 일본어 사전에는 이를 ‘우야무야(うや-むや : 有耶無耶)라고 기록하여 우리의 뜻과 같이 하고 있었다.

얼핏 생각하기에 콧대 높은 일본이 우리말을 가져다 쓸리는 없었을 것이고 우리가 그들의 것을 가져다 쓰는 순화오가 아닌 가 생각됐다.

단순한 생각으로 이를 일본어에서 따온 것으로 착각하고 글을 올렸었는데 그 후 알고 보니 중국어에서도 ‘유야무야라(有yǒu 耶yé 无wú 耶yé)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필자의 미천한 상식으로 이를 미처 발견치 못하고 많은 독자에게 혼란을 끼쳐 드린데 대하여 자괴감을 금치 못했었다.

따지고 보면 ‘유야무야’는 한자문화권 3개국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단어임을 감안할 때 그 모태는 중국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 가? 추리해 본다.

옛 말에 돌다리도 두드려보며 건너라는 속담이 있듯이, 하발 멈추고 다시 한 번 살펴봤더라면 이런 과오는 저지르지 않았을 텐데 마음속에서 채찍질하는 조급함 때문에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에 와서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