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위원

은하철도와 함께 인천-김포를 있는 길이 18km의 아라뱃길이 인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느낌이다. 오는 25일이면 아라뱃길은 개통 1주년을 맞는다. 큰 기대를 갖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통했지만 그간의 성적표는 초라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라는 매력 때문에 처음엔 정부도 국민들도 관심이 컸다. 그러나 지금의 아라뱃길은 화물선도 여객선도 거의 보이지 않아 썰렁하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변신 하고 휴일이면 수많은 시민이 찾는 시민공원 같은 인상만을 주고 있다. 개통후의 물동량은 예상치의 겨우 13%만 달성 했을 뿐이다. 컨테이너(TEU기준)는 수송 계획 29만 4000개중 9%인 26000개만을 수송했고 철강류 수송은 계획 10만 4천톤에 15.8%인 65만 7천톤에 그쳤다.

여객 수송도 예상 인원 59만 9000명의 절반 수준인 33만명에 불과 했다. 아라뱃길 개통은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중의 하나 였다. 이 전 대통령은 한강-낙동강을 잇는 국토 종단의 대운하사업이 좌절 되자 아라뱃길이 작은 운하라는 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추진했다. 정부 예산을 무려 2조 2천 400억원을 투입 했다. 준공식 때는 이 전 대통령이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커팅하기도 했다.

아라뱃길이 투자비에 초라한 실적을 보이자 민주당 우원식 의원등은 엊그제 청문회를 통해 과다한 예산 투입등 문제 점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국회의원들은 면밀한 사업성도 따지지 않은채 막대한 국고만 축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벼른다. 이와 함께 한국 수자원 공사와 인천시는 아라뱃길 시설물 관리비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국가 주도로 지은 시설물이니 국가가 관리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수자원 공사는 관련법에 따라 아라뱃길이 준공되면 관리권이 인천시에 이관 되므로 관리비를 지원해 줄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설관리비는 연간 6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시설물 공사를 이미 끝내고도 준공을 미루는 사태가 빚어 지고 있다.

관리비 문제로 각종 시설물의 준공이 지연돼 인천터미널 물류 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재산권행사를 못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한국 수자원 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다.

애물단지로 등장한 아라뱃길에 대해 당장 해결의 길도 보이지 않는다,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은 운하 기능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은 사라졌으므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 라고 말했다. 이밖에 공사화해 경영하는 방법과 민간 기업으로 사업 주체를 넘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천시는 돈 먹는 하마를 껴 안아서는 안 된다. 인천시는 그렇지 않아도 재정의 어려움으로 허덕이는 상태다.

아라뱃길 운항하는 정기 노선은 중국의 텐진과 칭다오로 가는 2개 노선이 전부다. 이밖에 부정기선 국내 9개와 해외 7개등 모두 16개가 있을 뿐이다. 지난 한해 동안 정기선은 217항차, 부정기선은 168항차 등 모두 385척의 화물선이 입출항 했다. 평균 하루 1척꼴로 빈약 하다. 아래뱃길의 조성 목적은 관광효과와 함께 수도권의 물류를 네델란드의 운하처럼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등지에 화물 운송의 수도권 북부의 전초 기지가 될것으로 기대가 컷다.

물류 운반 시간이 육상보다 4배 이상 소요되는 것이 문제 이기는 했으나 운송비가 육상 수송때 보다 훨신 싸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실제. 컨테이너 1개(TEU기준)를 부산에서 서울로 운반할 경우 6만원 정도 적게 든다. 그런데도 이용률이 크게 낮은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물류 감소 원인도 있겠으나 수도권 최초의 운하라는 이점을 내세워 경영을 소홀히 한 측면도 전혀 배제 할수 없다.

이에 비해 아라뱃길 수변로 양편 41km에 이르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는 인기가 좋다. 너무 단조로운 것이 흠이지만 수변로 주변의 수향원과 아라 폭포, 아라 마루등의 ‘수향 8경’은 볼거리 중의 하나다.

다음주 부터는 카약, 수상자전거, 수상범퍼등의 수상체험 프로그램들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찾는 시민은 평일에는 4000여명, 주말에는 8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편의시설 부족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그중의 하나가 화장실 부족이다.

한편 한국수자원 공사는 아라뱃길의 물류 기능을 활성화 하기 위해 인천-남중국 -베트남 - 태국을 잇는 동남아 정기 노선과 중국 다롄(大連)노선등 신규 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또 유람선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아라뱃길내 중간 선착장을 마련하고 인천 세어도-서울 여의도 유람선 노선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