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복 편집국장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경제 발전, 민생 개선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외부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원칙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 특사의 발언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북한이 경제 발전과 민생 안정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번 최 특사의 방중은 동북아 안보 정세의 분수령인 6월을 앞두고 자신들의 운신 폭을 넓혀 놓으려는 계산에 따른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음 달 7~8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의와 하순의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중 3국의 대북 공조가 구체화·공고화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보려는 뜻이 담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비핵화는 최 특사가 언급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핵화의 가능성이 없다면 진지한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교류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금까지 겪어 왔던 대로 보면 최특사의 말은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에 고분고분 응하겠다는 뜻이라기보다 중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시도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최룡해는 방중기간'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대화를 희망하게 됐다고 밝혀 중국의 위신을 세워줬다. 북중 전통적 우호와 고위급 교류 및 소통강화를 언급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가 논의됐음을 뒷받침한다. 적어도 북중관계 복원이라는 측면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특사 파견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제일 관건은 북이 대화 의사를 행동으로 보이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정상화를 북·미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북측은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서라도 북은 한국과의 대화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 첫발은 우리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응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북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에게 팩스를 보내고 대북 시민단체에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갖자는 서한을 보내면서도 당국 간 실무회담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정녕 대화의 뜻이 있다면, 개성공단을 이대로 날리고 싶지 않다면 북은 즉각 회담에 응해야 한다. 녹슬어 가는 공단 설비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아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