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논설위원

지난번 권이 있는 모 방송에서 가장 위생적이고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착한음식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범음식점으로 선정된 속초의 모 음식점에 평가단이 모여들었다.

대학 조리학과 교수로 편성된 평가단은 이음식점에서 만들어낸 ‘냉면’을 시식하며 평가하였는데 냉면육수가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자연에 가까우나 ‘다데기’맛의 영향인지 라며 고개를 저어대는 평가원이 있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다데기’는 일본말의 ‘다다기(たたき: 叩き-敲き)에서 나온 변형 어 인데 대학교수님들이 이런 말을 쓰면 제자들도 그렇게 배웠을 것이다.

‘다다기‘란 양념을 두드린다는 뜻으로 이에 맞는 말로 바꾸면 양념다짐에 해당 한다. 이 말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정착하고 있어 시정이 어려운 것 같다.

우리 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매운맛을 좋아해 일상음식물에 고추를 비롯한 매운 양념을 첨가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

집에서는 주부가 해주는 대로 먹겠지만 밖에 나와 외식을 할라치면 으레 스스로가 양념과 간을 맞춰 먹는 게 상식화 했다.

언젠가 자주 가는 식당엘 들렀는데 옆 좌석에서 손님이 겨자를 신청했는데 고추냉이를 내놓으니까 대신 “다데기‘로 바꾸어달라고 하니까 주인은 두말없이 얼큰하게 보이는 고추와 마늘을 다진 양념장을 손님 앞에 내다놓는다.

이토록 고추 다진 양념은 ‘다데기’로 정착된 것 같다. 이를 주문한 손님은 노년층에 속해 과거일제의 잔재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고 젊은 주인은 이 얘기가 우리말 인지 아닌지도 모르며 행동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옆에서 듣던 나는 거북하게 들렸다. 이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었다.

‘다다기‘는 단순히 다진다는 것만 으로는 말이 안 되고 앞에 반드시 전치사를 붙여야한다.

고기다짐, 생선다짐처럼 말이다. 양념다짐도 아닌 그냥 다짐은 머리는 없고 꼬리만 있는 말이다. ‘다다기’나 ‘다데기’는 사용하면 안 되는 일본 말. 또는 변형 어이다.

빨리 바로잡아 우리말로 고쳐야 하겠다. 2세보기가 부끄럽다. 제나라말도 제대로 모르는 어른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