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논설위원

어느 날 전철역에서 무가지로 배포하는 광고신문 ‘벼룩××’을 펼쳐보니 한 면을 ‘지입차’(持込車) 광고로 맥질을 했다. ‘지입‘이란 이야기는 일본말 한자(漢子)어를 우리말 발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입’이란 이야기가 사라진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니 옛 생각이 난다. 이를 일본말로 ‘모찌고미’(持込み:もちこみ)라 하여 본래의 뜻은 ‘어떠한 물건을 가지고 들어감’을 뜻한다.

이 광고에서 표시한 ‘지입차‘란 어느 회사가 재정상의 문제로 차량을 구입할 수 없어서 차량과 운전자가 같이 회사에 들어오는 제도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지입 차량을 사용했고 차량과 운전자는 두 몫의 짭짤한 보수를 받게 되니 일거양득이다. 이는 회사나 차주의 상호 이익이라 하겠다.

‘지입’이란 일본말의 본뜻을 살펴본다. 예를 들어 어느 다중집합소에 ‘술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함’일 때 ‘酒さけの持込もちこみ禁止きんし’라고 사용한다.

한자의 일본말 발음을 우리말 발음으로 바꿔 표한다고 우리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본뜻은 항상 벗어날 수가 없다.

일본의 수도 ‘도꾜(東京)’를 우리말 발음으로 ‘동경’이라 발음한다고 다른 나라의 수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본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만 발음만 우리말로 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일본말을 우리발음으로 하며 우리말로 착각하는 용어는 부지기수이다. 조심해야 하겠다. 말이 사라지면 민족도 사라진다는 격언이 있다.

과거 우리가 일본에게 침략 당했을 때 말과 글, 성명(姓名)까지 빼앗겼었다. 모든 국민은 일본말을 해야 했고, 일본글을 써야했으며 창씨(創氏)라는 미명아래 성명까지 빼앗겨 조선 사람이 일본 놈이 됐었다.

이토록 우리조상들은 뼈아픈 박해를 받으며 살아왔었는데 무엇이 좋아 그들의 일본 말을 사용하려는가? 우리말, 우리글 우리가 지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