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위원.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중독에 빠져 들고 있다. 알코올 중독을 비롯해 마약, 흡연, 도박, 인터넷 게임 심지어는 쇼핑, 성 중독도 있다. 중독을 크게 나뉘면 화학적 중독과 행동 중독으로 분류 된다. 알코올, 마약, 흡연이 화학적 중독이라면 도박, 인터넷게임, 쇼핑, 성관계등은 행동 중독에 속한다.

이런 중독에 걸린 사람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중 7~800만명에 달한다. 인구 7~8명중 1명이 중독자인 셈이다. 중독은 웬만한 의지로는 멈출수 없다. 이 때문에 일단 중독이 되면 헤어 날수 없다. 중독이 지속되면 정신 건강과 육체 파괴는 물론 사회 질서와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뭐니 뭐나 해도 경제적 손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그 손실은 한해에 무려 100조원을 넘고 있다. 우리나라 예산(342조5000억원)의 3분의 1에 육박 한다. 이런 큰 돈이 각종 중독으로 증발하고 있으나 자제 외에 해결 방법이 없어 문제다.

그런데 이런 중독의 특징은 충동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중독에 빠지면 시간과 돈이 절제가 안돼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앞으로만 달려 간다. 이런 상황이 되면 벗어나려 해도 벗어 날수 없다. 해결의 방법은 “아니오”가 유일하나 이도 쉽지 않다.

허버트 펜스터 하임 부부가 쓴 “아니오 라고 하고 싶을 때 예하지 마라”는 책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이들 부부는 책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상대방에게 명백하게 말해야 하고 특히 “아니오”를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자기 삶을 기획 할수 있고 인간 관계를 바르게 이어 갈수 있다고 말한다. 중독증에 빠진 사람은 이 말을 깊이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흔히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표현을 제대로 못해 낭패 당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제의에 자산의 의사를 분명히 표시해야 하는 데도 이를 못해 끝내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구약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은 “아니오”라고 확실히 말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권력자 보디발친위 대장집의 종 신세이면서도 그는 보디발 대장 아내의 끈질긴 동침 유혹에 굴하지 않았다. 용모가 준수하고 젊은 나이탓에 그가 받은 유혹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유혹을 끝까지 물리쳤다. 그 바람에 보디발 대장 아내의 모함을 받아 감옥 살이 까지 했다. 요즘 우리 젊은이라면 그 유혹을 물리 칠수 있었을까. 있다면 몇 명이나 될까. 요셉은 그로 부터 13년후 30세때에 일약 애급의 총리가 되는 2인자가 됐다.

우리 사회에는 최근 성적 유혹을 이기지 못해 망신 당하는 시람이 많다. 성 접대를 뿌리 치지 못해 수십년간 쌓아 올린 공직이 하루 아침에 날아가는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 최근 법무부 차관이던 김모씨는 차관이 된지 얼마 안돼 과거 업자로 부터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바람에 옷을 벗었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 실장이던 변모씨도 큐레이터 출신의 신모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직위를 내 놓았다.

김영삼 정부 때의 이모 국방부 장관도 린다 김과의 스캔들로 곤혹을 치렀다. 아나운서 출신인 차영 전 민주당의 대변인도 요즘 여의도 순복음 교회 조용기 원로 목사의 큰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과의 친자 확인 소송 문제로 세간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문제는 성의 잘못 사용으로 엄청난 삶의 무질서와 타락을 가져 온다는 사실이다.

이런 일은 특별한 사람뿐만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요셉의 “아니오” 용기를 새삼 배울 필요가 있다. 도박의 중독도 마찬가지다. 그 피해 역시 성 문제 못지 않다. 도박으로 인해 잘 나가던 회사가 하루 아침에 날아가고 명예가 추락 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에게서 이 현상을 흔히 볼수 있다. 최근 방송에서 잘 나가던 MC인 김모씨가 오래동안 지속 되온 억대 도박이 문제가 돼 돈 잃고 직장 (방송)을 잃어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됐다. 도박이라고 단정적으로 말 할수 없으나 고스톱이란 화투가 우리나라 전역에 확산돼 있다.

고스톱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옹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도박의 일종하나로 중독성이 짙다. 대부분의 경우 친교에 이만한 놀이가 없다고 들 말 하나 돈을 조금만 잃기라도 하면 분위기는 냉냉해 진다. 헤어질때는 원수처럼 다시 안볼 것처럼 뒤돌아서기도 한다. 심할 경우 고성이 오가고 험한 욕설이 난무하기도 한다. 얼마 지나면 후회할 일을 못 참는 것이다.

뭐든지 할수 있다는 것 만이 용기가 아니다. 하지 않는 것도 용기이다. 이런 용기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강력한 힘이 될수 있다. 자신 있게 “아니오”라고 말할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자긍심과 자존심 자부심 정체성을 갗춰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아니오“라고 자신있게 말 할수 없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는 갈등하고 흐느적 거릴때도 있다. 그럴때 이더라도 ”아니오”만은 생활 철칙이 돼야 한다. 아내에게도 필요 하다면 거절 할수 있어야 하고 아내 역시 남편에게 ”난 싫어“라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이해하고 상대의 판단을 존중 할수 있게 된다. 의지가 강할때 물리치지 못할 유혹은 없을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돈의 유혹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재직중 걷어 들인 검은 돈이 사법 문제가 돼 결국 추징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에게는 소위 전두환 법(공무원 범죄 몰수 특례법)이 제정돼 범 국민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돈의 유혹이 대통령의 명예를 깡그리 뭉개 버린 것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명예를 잃으면 절반 잃는다는 말이 있다. 이런점에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명예를 절반쯤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일에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CJ그룹으로 부터 3억3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또 구속 됐다. 2007년이후 2번째다. 국세청장들의 비위 관련 구속은 역대 19명중 6명나 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성적 유혹과 돈의 유혹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용기 있게 거절하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어려우면 자리를 피하는게 상책이다.

그도 저도 안 되면 자리를 옮기거나 도망 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양심에 부끄러운 일을 떨쳐 버리지 않으면 자칫 불행을 자초 하게 됨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이 떳떳 하고 앞으로의 삶이 빛나려면 당장의 달콤함을 물리쳐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아니오“의 확실한 표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 치다 할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