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위원.

2001년 1월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중국 상하이와 푸둥지구를 방문한 뒤 이곳의 놀라움 에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정일이 놀랜 것처럼 지금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G2국가로 올라선 중국은 건축물 높이에서도 세계 최고를 자랑 할것 같다. 지금까지의 세계 최고의 건물은 중동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 빌딩이다. 이 빌딩의 높이는 828m며 지상 163층의 규모로 우리나라 삼성 물산이 주 계약사가 돼 시공했다. 공사 기간 6년여에 건축비 15억 달러가 투자 됐다.

빌딩 이름이 '부르즈 할리파‘인것은 아랍에미레이트의 대통령이자 수도 아부다비의 통치자 ‘할리파 빈 자이드’ 의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그런데 이 빌딩도 내년 4월이면 중국에 떠 밀려 2위 자리로 물러 않는다. 중국이 이 보다 10m가 더 높은 838m의 건물을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이 건물 이름은 천공 성시(天空 城市)로 지하 6층에 지상 202층의 스카이시티( 공중 도시)이다. 지난달 20일 기공식을 가진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 이다. 건축비는 약 16억 6000만달러(1조 6000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하루에 5층 높이를 올리고 있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스크랩퍼(마천루)로 기네스 북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기초 공사를 제외한 지상 건물 202층을 단 7개월 만에 완공 하겠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럴 경우 높이와 함께 공사 진척에서 세계 최초의 초 스피드 공사가 될 듯 하다.

중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초고층 건물이 앞으로 10년 안에 1318개를 더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세계 제일의 마천루 국가가 된다. 현재도 중국에는 470개의 초고층 건물이 있고 현재 850개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중에 있다.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3년 동안 5일에 1개꼴의 초고층 건물이 탄생 할 것으로 보인다.

초고층 건물이란 높이가 200m이상 이거나 지상 50층 이상의 건물을 말한다. 이런 건물이 모두 들어서면 중국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나라가 된다. 지금 이 건물을 짓고 있는 사람은 중국 브로드 그룹의 ‘장왕위’ 회장이다. 장 회장은 전 세계 210위의 부자 명단에 올라 있는 중국의 갑부의 한 사람이다.

장 회장은 지난해도 중국 창사시 퉁팅호 주변에 30층 높이의 호텔 건물을 정확히 15일만에 시간적으로는 360시간에 완공한 바 있는 중국 건설계의 대부다. 그는 짧은 기간 안에 이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 까지 말끔하게 처리해 세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이 이를 의아해 하면 그는 서슴없이 유트브(동영상)에 들어가 공사 과정을 보라고 권유 한다. 짧은 기간내에 공사를 마무리 할수 있는 비결은 조립식 모듈에 있다고 그는 밝히고 있다.

공장에서 자재를 일정하게 제작한 후 대형 트럭으로 건설 현장으로 옮겨 공사 진도에 따라 조립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건축하는 202층 초고층 건물도 이런 방식으로 짓겠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초고층 건물을 완공 한후 이상하리 만큼 경제 불황이 닥쳐 이번 건물의 완공 후도 이런 현상이 일이나지 않을지 우려 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이를‘마천루의 저주라고 부르고 있다. 1999년 10월 CIMB부동산 연구 수석인 엔드류 로렌스가 발표한 지난 100년간의 마천루 지수에 따르면 초고층 건설 투자와 경기 불황의 상관 관계가 명확히 나타 나고 있다.

빌딩이 올라 가면 경기가 내려간다는 논리이다. 그 지수에 따르면 1929년 10월 미국 뉴욕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381m)과 1930년 크라이슬러 본사 빌딩(319m)이 완공된 후 세계 대공황이 찾아 왔고 1973년 미국의 세계 무역 센터(520m)와 74년 시어즈 타워(452m)가 각각 완공된 뒤 오일 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쳐 세계 경제가 휘청댔다.

또 1998년에 말레이시아 패드로나스 트윈 타워(452m)가 완공된 후 아시아 전지역에 IMF가 불어 닥쳤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부르즈 할리파 빌딩이 완공후 2009년에는 아랍 에미레이트의 모라토리움 선언과 함께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발생 했다. 2012년에는 일본이 도쿄 스카이 트리(634m) 건물이 완공된후 일본에 경제 위기가 몰아 닥쳤다.

이 같이 초고층건물의 건설 뒤에는 예상치 않은 경제 불황이 닥쳐 경제계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그리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 ‘마천루 저주’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계는 현재 중국의 스카이 시티의 향후에 대해 예의 주시 하고 있다.

중국에 초고층 건물 붐이 일어 나는 것은 왜 일까. 한마디로 중국이 G2국가로 올라선 뒤 중국인들의 과시욕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는 대도시는 물론 중국의 2,3선급 도시들간에도 서로 현대화를 보여 주려는 경쟁으로 크게 달아 올라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후베이성에 있는 우한과 상하이(상해), 선쩐(심천), 산둥(산동)등이 꼽히고 있다. 건물이 높이 올라 갈수록 공사가 어렵고 위험 하지만 브로드 그룹의 장왕위 회장은 안전에 대해서는 걱정 말라고 호언 장담한다. 이번에 짓는 건물 역시 진도 9에도 끄떡 없도록 설계돼 있으며 건물내의 공기의 정화 능력도 일반 건물보다 20배나 높고 건축비도 크게 절감 할수 있다고 자랑한다.

장 회장은 세계 건설 시장의 30%를 자사가 맡아 건설 하겠다고 야심찬 의욕까지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놀라운 변화들을 보면 과거의 중국인과 크게 달라졌음을 느끼게 한다. 그들에게는 지금껏 난득 호도(難得糊塗. 바보 인척 하기도 어렵다)니 도광 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니 하면서 지극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측면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현상들은 이와 달라 변화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중국 속담에 ‘부파만 즈파짠’즉 ‘느린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 하라 ‘는 말이 있다. 세대를 거쳐 산을 옮기려던 우공이산(愚公 移山)은 이젠 중국인들에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닌 것 같다.

지금 중국은 느린 것이 아니라 너무 빨라 문제 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빠른것이 문제 일수는 없으나 세계적인 경제 위기속에서 과연 세계 최고의 거대한 건물이 완공돼 임대가 잘 이뤄지면 문제는 없겠으나 그렇지 않을경우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마천루의 저주라도 온다면 이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인 대 재앙이 될수 있다.

제발 그렇 지 않기를  바라나 반대 상황이 된다면 교역량이 많은 우리로써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중국의 초고층 건축 경쟁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볼수 없는 큰 이유의 하나다. 중국의 초고층 건물이 성공적으로 완공돼 경제 활력의 초석이 된다면 계량하기는 어려우나 우리 경제에 미치는 낙수 효과를 기대할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세계 경제 상황은 넉넉치 않은 형편이어서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글로벌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번 중국 스카이시티 완공이 가져올 파급에 대해 사전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