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 논설위원.

얼마 전 TV조선의 ‘대찬 인생’이란 프로그램에서 토론 중 ‘양파’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기에 패널로 참석한 연예인 J씨가 대화중 ‘다마네기’운운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여기에서 말한 ‘다마네기‘가 양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는 일본말의 ’다마네기‘(たまねぎ ;玉葱)에서 나온 말이다. 본인은 생각 없이 재미있게 진행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일본말이란 것을 몰랐던 것 같다.

이토록 말이란 한번 발설하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공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차라리 이 말이 다른 나라의 말이었다면 외국어를 했다고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서 상 일본어는 외국어가 아닌 침략어로 취급 받기 때문에 환영을 못 받는다. 더구나 근자 양국 간에 싸인 감정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해방 전만해도 양파는 일본사람들이나 먹던 식품이어서 제대로 된 우리말이 없어 일본말의 ‘다마네기’로 불리던 식품인데 해방이후 우리가 재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말이 필요했다.

50년대 초 인천시청의 J과장님은 공무원 교양강좌 강사로 선정돼 강의를 하게 됐는데 이때만 해도 양파의 우리말 정착이 안 되던 때라 일본말의 ‘다마네기(玉葱)’를 우리말 발음으로 ‘옥총(玉葱)’이라 발언하여 한동안 화제꺼리가 되기도 했었다.

옥총(玉葱)이란 글자를 풀어보면 ‘둥근 파‘라 해도 뜻은 통할 것 같은데 원산지가 서양이라 ‘양파’라 한 것 같다. 연원이야 어찌됐건 이미 양파라 정착됐기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