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논설위원.    

 9일전의 일이다. 일부 신문에 중앙대의 비인격적인 용역 계약서 내용이 보도 됐다. 순간 대학이 이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언감생심 3류기업도 감히 못할 이런 계약을 대학이 하다니. 이럴수 가 없다. 중앙대는 이 보도로 큰 곤욕을 치렀다.

시민들은 크게 분노하며다 노동계약이 아니고 노예계약이라고 까지 했다. 경제적 약자라고 해 이렇게 막해도 되느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쌍방간의 계약이어서 법적인 하자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계약 내용을 보면 눈살을 찌프리게 한다. 96년 전통의 사학의 명문 중앙대가 고작 이 정도냐고 바난을 들어도 싸다. 사실 말문이 막힐 정도다. 필자는 이 보도를 보고 괜스리 얼굴이 달아 오름을 느꼈다.

중앙대가 청소 노동자의 인격을 조금이라도 고려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이를 외면해 문제가 야기 됐다. 그러고도 지성의 전당이라 할수 있을까. 이같은 사단은 최근 서울대에서도 있었다.

광운대와 홍익대등에서도 일어나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약자에 강한 우리 대학의 현 주소를 보는것 같아 마음 씁쓸하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청소 노동자는 청소 할 때 콧 노래를 불러서는 안 된다. 또 청소중에 잡담을 해서도 안 되고 아무리 힘 들어도 사무실 의자나 쇼파에 앉아서도 안 된다. 책상은 매일 물 걸레로 닦아야 하고 복도와 계단은 대 걸레로 닦아야 한다. 작업시간 중에는 외부 인사와 면담도 할수 없다. 친구나 가족이 와도 만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반인은 도저히 상상할수 없는 용역 계약서다. 어느 누구라 이를 정상적인 노동 계약서라 할수 있을까. 그런데도 중앙대는 이런식으로 청소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렸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일하며 노동요를 즐거이 불렀다. 지금도 노동 현장에서 가끔 볼수 있는 풍경이다. 흥얼거리는 노래는 거부감 보다 오히려 정감이 간다. 지금껏 전래돼 오는 노동요는 수백종에 이른다. 일하며 부르는 노동요는 일의 진행을 돕고 공동체 인식을 강화 시키며 일의 능률을 제고 시킨다.

농민에게 농업 노동요가 있다면 어민에는 어업 노동요가 있고 아낙에게는 길쌈 노동요가 있다. 이처럼 노동요는 각종 노동 현장에 있다.

그런데도 이를 할수 없다고 막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대학측은 말할수 있을는지 모른다. 대학 구내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런 항변은 구차스런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일하며 흥얼 거리는 콧노래조차 막는 것은 중앙대가 유일 할지 모른다.

대학이 이래서는 안 된다. 중앙대는 이것도 모자라 청소 사항까지 적시해 청소 노동자들을 압박 했다. 숨 돌릴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필자는 이런 용역 계약을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다. 모르긴 하나 전무 후무한 초유의 일일 것이다.

용역 계약을 맺으면 계약 부문은 용역 업체가 알아서 하면 된다. 그런데도 중앙대는 이를 무시한채 갑의 행세를 철저히 했다.

직접 청소 노동자에게 고주알 메주알 하면서 간섭 했다.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수 없다. 또 용역 업체 소장에게는 청소 노동자들의 근무 사항과 매달 업무 계획 실적등을 학교 총무팀에 보고 토록 했다.

이뿐 아니다. 청소 노동자의 임금 지급에도 깊이 간여 했다. 방학때는 얼마를 지급 하고 학기중에는 얼마, 특근비와 연장 수당은 얼마, 야간 근무때는 얼마 식등으로 노동자의 근로 조건 전반을 결정하고 관리 했다.

용역 계약은 형식이었다. 모든걸 대학측이 했다. 용역계약은 절차상의 요식 일 뿐이었다. 그러다 야간 근무 노동자에게 임금을 덜 주어 물의를 빚었다. 밤 10시부터 이튼날 새벽 4시까지 근무한 노동자에게 55000원만 지급했다. 이는 최저 임금법 위반이다.

최저임금법은 근로자가 야간 근무 할 대는 시급의 2배를 주도록 돼 있다. 이럴 경우 이 노동자에게는 58320원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중앙대는 이를 위반해 3320원을 덜 주었다. 의혹이 일 대목이다.

중앙대는 두산 그룹에 인수되면서 기업의 나쁜 관행만 배웠다는 비판이다.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이 대학교 이사장을 맡으면서 대학 운영방식도 기업식 구조로 모두 바뀌었다. 학교에 구조 조정의 태풍이 몰아쳤고 일부 학과는 통폐합 됐다. 일부 언론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도 했으나 실제는 겉과 속이 달랐다.

학과 통폐합을 반대한 총학생회 갑부는 퇴학 처분 됐고 여러명의 학생은 불이익 처분을 받았다. 이런 갑질 행위는 중앙대만이 아니다.

서울대가 시설 업체와 맺은 용역 계약도 중앙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독소 조항으로 가득찼다. 업무중 일어나는 모든 사고는 대학은 책임지지 않으며 계약서상의 해석도 이견이 있을 때 서울대의 해석에 따라야 한다. 이는 분명한 불공정 거래 행위다. 또 근무 시간중에는 노조 활동을 일절 금하고 플래카드도 걸지 못하게 했다.

근로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용역 업체는 반드시 들어주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 근로자의 퇴출도 서울대가 자의적으로 할수 있게 한 것이다. 이밖에 근로자가 학내를 필요 없이 배회 하거나 품행이 방정 하지 못한 행위를 금 한다는 항목도 있다. 근로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본 듯한 의심을 지울수 없다.

대학들의 이런 비 인격적인 용역 계약은 대학 스스로의 자존을 훼손하는 일이다. 대학이 취업 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듣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 사회가 타락의 길을 걸어도 대학 만큼은 정도를 걸어야 존경을 받는다. 대학이 순수성을 잃으면 그 사회는 더 황폐해 진다.또 기댈곳도 없게 된다.

약자에 강한 모습은 더 더욱 취할 태도가 아니다. 사회의 균형추로서 본래의 역할을 다 할때 칭찬 받는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최근의 상황은 거꾸로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 걱정된다. 특히 기업보다 더 잔인한 얼굴을 보여서는 안된다. 대학이 저 멀리 별나라 안드로 메다로 관광 갔다는 비아냥을 들어서도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