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가 어지럽다. 들려오는 소식들은 유쾌 하지 않다.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 노골화 하고 정치권은 당리 당략을 앞세운 정쟁의 연속이다. 봄은 성큼 다가 왔으나 정치의 봄은 전혀 느낄수 없다.

한 겨울철 그대로다. 불사 이춘이 실감난다. 최근 세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지막 집세만 남겨놓고 자살한 사건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광주에서도 5살짜리 발달장애아를 둔 기모씨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일에는 경기 동두천에서 4살짜리 아들의 더딘 성장으로 우울증을 앓던 30대 주부가 아파트에서 아들과 함께 투신 했다. 서울에 사는 40대 가장은 작년 11월 17세의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이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동반 자살 했다.

세모녀 자살 사건이 복지사각지대를 보여 주었으며 잇단 발달장애 사건은 장애복지의 취약한 현주소를 드러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만명의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복지 외면속애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국회는 2007년 이들을 위한 발달 장애인법을 처음 발의 했지만 예산문제로 번번히 통과 시키지 못했다.

미국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지적장애인을 위한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이들의 교육자립 취업 지원을 위한 체계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왜 우리는 못하는가. 국회는 최근의 사건들을 가슴깊이 새기고 하루라도 빨리 발달장애인 법을 통과 시켜 비극을 막을 책임이 있다.

큰 복지도 중요 하나 발달장애인처럼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가 진정한 복지정책이다.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경제협력개발(OECD) 34개국중 9년 연속 자살률 1위 국가다.자살률이 높은 것은 현재와 미래의 생활이 암담한데서 결단하는 자포자기의 행위다.

세계 경제 10위권을 자처 하는 나라에서 자살률 1위는 한마디로 국가적인 수치다. 창조 경제도 중요하고 규제개혁도 중요하나 사회를 어둡게 하는 비극을 막는 일은 더욱 중요 하다.사회의 근간이 흔들리면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다.

올해는 전년도보다 복지 예산이 크게 늘었다. 예산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복지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 예산이 사회 구석구석 촘촘히 스며들 때 예산의 증가를 실감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6.4지방선거를 77일 남겨 두고 선거열이 점점 달아 오르고 있다.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경기 도지사에 출사표를 내면서 무상 버스 공약을 들고 나와 표심을 자극 했다. 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으로 드러나면서 그는 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한때 경기도의 교육을 책임졌던 그가 당선을 위해서 어떤 포퓰리즘도 마다 않는 것은 교육자 답지 않다. 며칠전 일부 신문에 보도된 정부의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도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을 샀다.

국토부 여형구 2차관은 부랴 기자실을 찾아 내년 착공은 없다고 부인했으나 두고 볼일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제공도 하지 않은 보도 자료가 왜 하필이면 이 시기에 나왔냐는 것이다.

제2 경부 고속도로는 구리에서 세종시를 잇는 길이128.8km의 6차선 도로다. 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구리-세종간을 51분 만에 주파가 가능하고 교통 혼잡비용이 1369억원이 줄어 든다.

경부,중부고속도로의 교통량도 16% 감소시킬수 있는 잇점이 있다. 한국판 아우토반의 야심찬 건설 계획이다.

수도권 광역고속철도(GTX)건설도 이번 선거의 중요 공약 사항이 될 듯 하다. 경기지사에 재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의원은 이미 경기하나철도사업(GTI) 사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경인고속도로에 인접한 인천서구, 중구, 동구,남구, 부평구, 계양구,부천시등 7개자치단체장들도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전격 발표 했다.

6.4지방선거를 앞둔 선점식 사전 포석으로 풀이 된다. 우리 사회는 요즘 하루도 조용할 할 날이 없다. 북한의 단거리 로켓 발사는 차치하고도 국정원의 연이은 실책으로 수사의 도마에 오르는등 일찍이 없던 일이 터져 나와 어지럽게 하고 있다.

특히 정치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정치권은 새 정치를 다짐하며 결의 다졌으나 그때 뿐이다. 많이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의 양대 축인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 연합은 모두 새 정치를 내세우며 당명에도 ‘새“자를 넣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는 정치는 무늬만이지 예전 그대로이다. 새누리당도 당명 개조후 국민에 보인 정치력은 크게 미흡했다,

민주당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고리로 새정치연합과 통합해 ’새 정치민주 연합‘이라는 새 정당을 탄생 시켰으나 역시 마찬가지다. 새정당 출범후 며칠새 그들이 보여준 정치 행태는 새정치와 거리가 한참 멀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국무회의에서 새정치민주 연합을 겨냥해 국회가 다른 법안과 연계해 원자력 방호 방재법을 통과 시켜주지 않아 참으로 유감’ 이라고 까지 말 했겠는가.

박대통령은 원자력 방호방재법이 통과 되지 않으면 오는 24, 25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3차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2년전 서울 회의때 의장국으로서 각국 정상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킬수 없게돼 국제적인 신인도가 땅에 떨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 연합은 소아적인 작태를 버리고 국가 신인도가 걸린 문제에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 방송법등 다른 쟁점 법안과 연계해 일괄 처리를 요구 하며 발목을 잡는 것은 새정치라 할수 없다.

당명에 ‘새’ 자를 넣은 일을 사실을 상기하며 기존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태당이라고 여론의 화살을 받을 것이다. 잘 나가던 중국도 경제 리스크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태양광 업체인 차오르솔라가 지난 7일 중국 민간 기업 사상 최초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데 이어 철강회사인 하이신 철강이 최근 만기가 돌아온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 상황이 됐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 했고 우리나라도 1주일 사이에 증시가 54포인트(2.7%)나 떨어졌다. 자칫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중국의 리스크는 우리나라에 큰 타격을 준다. 차이나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날 삼성전자와 현대 자동차등 우리나라 간판기업의 실적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갈등을 빚어 국제 금융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사회는 어수선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혜를 결집해 이를 극복 해야 한다. 우선 정치권은 거듭 나겠다고 ‘새’자를 넝어 당명조차 바꾸었으니 그에 걸맞는 정치를 국민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올해는 청마의 해다. 각 당은 연초에 잘 해보자고 다짐하며 결의를 다졌다. 그런데 이제 불과 3개월이 지난 그들의 현주소를 보면 실망스럽다. 정치 공학상 정쟁은 불가피 할지 모르나 상황에 따라서는 정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정치 기본이다.

우선 순위를 배제하고 당리당략에만 매몰 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아무리 선거때라 하지만 포퓰리즘은 국민의 혈세를 전제로 한것이기에 배척해야 한다. 세금 부담없는 공약은 빈 약속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초반인데도 벌써부터 포퓰리즘이 고개를 처들고 있으니 본격 선거철이 열리면 얼마나 극성을 부릴지 모른 겠다. 유권자들은 지자체와 나라 곳간을 거덜 낼 후보를 가려내 엄중히 심판해야 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