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거 논설위원.  

  ‘벼락을 맞는다’. ‘천벌을 받는다’. 이런 말은 이제 실없는 것으로 팽개쳐집니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고 하면 비웃고 하늘의 뜻을 말하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일축합니다.

달에 사람의 발이 놓인 지가 벌써 반세기가 다 되어가는 마당에 천벌 따위는 잠꼬대에 불과하다고 일소에 붙입니다. 이처럼 현대인은 오만하기 짝이 없게 되었습니다.

‘하늘을 무서워하라’ 이는 죄(罪)를 무서워하라는 말과 같습니다. 죄(罪)중에 가장 큰 죄는 무엇일까요? 목숨을 해치는 것일 것입니다. 죄를 두려워하라 함은 곧 목숨을 해롭게 하거나 해치는 짓을 하지마라 함입니다. 그래서 전쟁은 재앙이며 오늘 날의 공해와 같은 것이 재앙입니다.

인간의 오만과 불손이 공해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한 오만과 불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천지와 만물은 오로지 인간을 위하여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됩니다. 만일 ‘천지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고 한 노자(老子)의 말을 조금이라도 새겨듣는 세상이라면 지금처럼 천하가 공해로 몸살을 앓지는 않을 것입니다.

흙이 썩고 물이 썩고 공기가 썩어 인간이 살 수 없게 된다면 인간의 오만과 불손이 저지른 장난들은 더할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땅이 썩어 초목이 못살면 인간도 못사는 것이고, 물이 썩어 물고기가 못살면 인간도 못사는 것이요, 공기가 썩어 날짐승이 못살면 인간도 못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하늘의 뜻이 무엇인가를 어림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숨의 선물을 내린 천지에 감사하라’ 이것이 곧 하늘을 두려워하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마음이 하늘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이 되면 도덕의 이웃이 됩니다. 윤리 도덕은 하늘의 뜻에 부응하려는 수단입니다.

왜냐하면 목숨을 소중히 하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씨를 가슴 속에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물을 제 몸처럼 사랑하는 마음은 두려워합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공포가 아닙니다. 크나큰 은혜를 배신하면 두려움은 공포가 되고 그 공포는 재앙으로 드러납니다. 이러한 불행을 옛 사람은 벼락을 맞는다고 했습니다.

지금 현대인은 공해의 벼락을 맞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공해를 우리가 만들어 놓고 우리가 피해가려는 태도는 있을 수 없습니다.

피해가려고만 한다면 더 큰 재앙이 올것입니다. 스스로 만들어 놓고 피해가려고 한다면 더 큰 재앙이 올것입니다. 진정 하늘의 뜻을 무서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