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병사 5명을 무고 하게 숨지게 한 임모병장(22)의 총기 난사 사건 후 군의 대북 경계가 숭숭 뚫려 있는  상황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예상치 않은 군의 이런 대북 경계의 느슨함에 국민들은 초조 불안하다. 일부 국민은 군의 신뢰를 의심하기도 한다.

우리 군이 왜 이럴까. 군은 사건이 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지 않도록 다짐 하지만 그 때 뿐이다. 임모 병장의 사건만 해도 그렇다.

그 동안 발생한 임모병장의 총기 난사 같은 사건은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1984년 6월 22사단 56연대 소속 조준희 일병이 내무반에 수류탄 3개를 터뜨리고 M-16소총을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 했다.

1994년 10월 31일에는 경기도 양주시 육군 모부대 사격장에서 문모 일병이 통제관들을 향해 K-2소총을 난사해 중대장 김모 대위와 중대장 황모중위가 사망하고 6.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어 2005년 6월 19일에는 강원 연천군 제 28보병사단 530 GP에서 김모일병이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당했다. 3년전에는 강화도 해병대 해안 초소에서 김모 상병이 4명의 동료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 났다.

군은 사건이 발생하면 대 국민 사과를 하면서 재발 방지를 굳게 약속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한낱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았다.

며칠전에 발생한 북한 특수 부대원들의 귀순 벨을 뜯어간 사건이 이를 입증 하고도 남는다.북한 특수 부대원들은 우리군 서부 전선 최전방 초소(GOP)까지 접근해 감쪽같이 귀순벨을 뜯어 갔다.

우리 군은 그들의 이런 행위를 전혀 눈치 채지 못 했다. 이게 될법이나 한일인가. 그들이 안방 입구 까지 거침없이 들어온 것도 문제지만 귀순 벨을 뜯어 가기 까지 10여분간을 까맣게 몰랐다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군은 잠만 잤다는 얘기인가. 군은 그런데도 이 사실도 보름여 이상 쉬쉬해 왔다. 세상에 이 사실이 드러나자 그때서야 변명하기에 바빴다. 북한군에 철저히 농락 당했는데도 군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군에는 보통 작전 실패는 용서하지만 경계 실패는 용서할수 없는 불문율 같은 철칙이 있다. 그런데도 쉬쉬해 왔다니 군의 기본이 송두리째 흔들려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 스럽다.

더구나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 사고때 GOP 초소장인 강모중위가 인접 GOP로 도망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총기와 탄약고 관리 책임자인 그가 탄약고 열쇠를 가지고 도망치는 바람에 병사들은 사건후 탄약고의 자물쇠를 부수고 탄약을 꺼내 무장 해야 했다.

정말 해괴한 일이 아닐수 없다. 부대원을 놔두고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친 강모중위는 지휘관으로 논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군에 그런 사람이 그 하나 였으면 싶다.

자군에 의한 총기 사건 이기에 망정이지 만약 북한군의 소행 이었다면 어찌 됐을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숭숭 뚫린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엔 목선을 타고 서해 백령도에 도착한 북한 주민이 해병대 초소에 귀순을 요청했을때도 우리 군은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 알려졌지만 최근 군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2년전 동부 전선 철책을 자르고 GOP 생활관 문을 두드리는 귀순 노크 사건을 그새 잊었다는 말인가.

비상벨은 그때의 노크 귀순 사건을 계기로 비무장지대(DMZ)내 수십곳에 설치돼 있다. 여기저기 구멍 뚫려있는 군의 실상을 보면서 무언가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함을 느낀다.

지난 4월에는 북한 무인정찰기청와대 영공을 뚫고 사진 촬영을 하며 돌아간 사실도 있었다. 이 사실 역시 모르고 있다가 북한 경비행기가 추락한 현장이 3곳에서 발견 되면서 드러 났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후 안전 문제에 대해 그 어느때 보다 관심이 크다. 어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작심한 듯 안전 문제등의 해결을 위해 민관 합동 국가 대 개조 작업을 주도해 나겠다고 선언했다.

총리소속의 ‘국가 대 개조 범국민 위원회’를 설치해 ‘공직개혁’‘안전 혁신’ ‘부패 척결, ’의식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군도 독자적으로 이에 걸맞는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말만의 재발방지 약속은 이젠 국민들에는 식상해 있다. 한 두 번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장관 취임이후 첫 방문지로 연평도를 택했다. 그는 연평도 방문에서 수년전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같은 도발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과 지휘부까지 응징 하겠다’고 다짐 했다.

김관진 전 장관의 말과 똑 같다. 그의 결연한 자세에서 일단 믿음직스레 보인다. 이와 함께 한 장관은 군 기강의 쇄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것은  당면한 군의 시급한 문제의 하나다. 현 상태를 계속 유지 한다면 제2의 임모병장 같은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점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그간의 숱한 사건 속에서도 국가안전 실장으로 영전해 국가 안전의 총 책임자의 주요 자리에 앉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 것 같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군 내부 곳곳에 도사려 있는 장병들의 불만 소지를 일일이 체크해 총기 난사 같은 불상사는 일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매년 30조원이 넘는 국방 예산을 투입해서 온갖 첨단 무기로 무장 한다 해도 이기는 군대는 만들 수 없다.

최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연일 군부대를 방문하며 군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 지난달 26일의 전술 유도탄 발사훈련을 참관에 이어 이달 6일까지 11일간 계속 됐다.

과체중의 그가 강행군을 해서 인지 그의 오른쪽 다리가 절둑 거렸다. 이 모습은 지난 8일 김일성 사망 20주기를 맞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추모 대회의  조선 중앙 TV의 생중계에서   공개 됐다.

다리 절둑거림 현상은 과체중으로 인해 관절이나 허리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를 추정할수 있다 . 하지만 원인이 너무 많아 딱 집어 말할 수는 없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다리를 절둑거리면서 까지 군부대를 방문하고 다녔다는 점이다.

그것은 김정은이 군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수 있다. 우리군은 김정은의 이런 동선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잇단 로켓발사와 노골적인 대남 위협 발언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특히 북한군 특수 부대원의 귀순 벨 뜯어간 사건은 육상 도발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NLL 북방한계선 일대의 도발 패턴에서 육상 도발로 수법을 바꿨는지도 고차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합참의 한관계자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침투하면 사살 하는등 강력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항상 말해온 터여서 새롭다고는 할수는 없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