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지금 우리 사회는 각종 비리로 팽배해 있다. 불만 불평의 소리도 넘쳐 나고 있다. 학교와 직장 가정에도 예외는 아니다. 비리와 불만 불평을 털고 감사하고 산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

하지만 현 실정은 그렇지 않아 문제이다. 비리의 정점은 단연 세월호 참사로 모아진다. 해경, 해수부, 해운조합, 한국선급 협회등에 도사린 비리 커넥션은 세월호 참사를 빚었다.

10여일 전에는 철도공단 김광재 이사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자 한강에 투신 자살 했다. 그가 근무하던 대전역 동광장에 있는 철도공단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업체 관련자들이 찾았다.

방명록을 보면 업체 관련자들의 이름이 빼꼭히 차 있다. 방문 자체를 나쁘다고 할수 없으나 문제는 사업성 로비가 대부분이라는데 있다. 철도 공단은 철도 운영을 제외한 국내의 모든 열차 관련 시설 공사를 도맡아 건설하는 전담부서다.

올 상반기중에 발주한 공사만도 무려 273건에 이른다. 공휴일을 빼면 하루 2건 이상을 발주한 셈이다. 어떤 때는 하루 공사 발주 금액이 수천억에 이를 때도 있다.

공사량이 많고 납품 규모 역시 커 업자들이 자연히 눈독을 들인다. 수도권 고속철도 열차 제어 시스템 구매의 경우 추정 납품액이 1700억원에 달할 정도다. 관련 업체들은 한건의 공사를 따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 한다.

이 과정에서 비리가 싹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선물 공세를 비롯해 그 이상의 거래도 이뤄지는 것은 쉽게 상상할수 있다.

김광재 이사장은 이에 자유롭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비리는 자신을 비롯한패가 망신으로 이어 진다. 비리는 또 살인을 부르는 단초가 된다. 최근 청부 살인 교사 혐의로 구속된 서울시의회 김형식 의원(44)이 대표적이다.

그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재력가 송모씨(67)로 부터 용도 변경등의 부탁을 받고 5억 2000만원을 받았다가 문제 해결이 안돼 빚독촉에 시달리자 친구 팽 모씨(44)를 사주해 송씨를 청부 살인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청부 살인은 특수 임무를 띤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엄두도 못 낼 극악의 행위이다. 이런 사람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어엿이 당선 됐다. 재선이다.

그를 당선 시킨 강서2지구 선거주민들의 허탈감과 자괴심은 이루 말할수 없었을 것 같다. 그 심정은 지역 주민만이 아니라 서울을 포함한 전 국민도 마찬가지 였다. 이런 극악한 사람을 의원으로 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서울시의 비리는 한마디로 복마전이다. 2008년 8월에도 돈 봉투 사건이 발생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김귀환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의장 선거와 관련해 동료의원 28명에게 3400만원의 돈 봉투를 뿌렸다.

또 지난해는 김명수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됐다. 서울 신반포 아파트 단지 재건축과 관련해 철거 업체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였다.

이번 김의원이 숨진 송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처럼 서울시 일부 의원도 송씨로 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후 자치단체장의 비리는 끊이지 않았다. 전북의 경우 현재 기소돼 재판 중에 있는 부안 군수를 제외하고 순창, 고창. 장수, 진안 군수등 4명이 형사 처벌을 받았다.

2010년에는 경기 안산 박주원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의 비리는 대부분이 건설업자로 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이 외에도 비리 혐의로 구속된 사례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안전 행정부에 따르면 1995년 지방 자치제 부활후 20년간 형사 처벌을 받고 물러난 광역 및 기초단체장은 모두 102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자치단체장 1230명의 8.3%에 해당 한다. 민선 1기의 3명, 2기 19명, 3기 27명, 4기 31명등 이었다. 이를 보면 단체장들의 비리는 매기 크게 늘어 났다.

5기인 현재도 22명이 형사 처벌을 받았다. 비리는 정치계는 공직 사회, 교육계등 전방위에 걸쳐 확산돼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비리라 할 만하다. 최근의 청문회에서 드러난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비리를 보고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어느 누구 하나 비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깜”이라고 불리는 사람중에 비리에 초연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한 장관 후보자는 여기에 거짓말까지 서슴없이 해 큰 빈축을 샀다. 거짓말은 도덕적인 흠결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뢰를 바탕으로 공무를 수행할 공직 후보자로서 거짓말은 중대한 결격 사유의 하나다. 박근혜 정부는 비리 적폐를 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 총리가 며칠전에 발표한 국가 대개조를 위한 4개항 선언도 이의 연장 선상에 있다. 4개항은 공직개혁을 비롯해 안전혁신,부패척결, 의식개혁 등으로 돼 있다.

선언 자체만을 보면 울림은 충분히 될수 있을지 모르나 문제는 사람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계에 부닥칠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 4개항 개혁과 함께 넘쳐나는 불만의 소리도 잠재워야 한다. 불만의 소리는 각 곳에서 들리고 있다. 학교에서는 낡은 시설에 대한 보수비가 충분치 않다고 불만이고 직장인은 직상사와 동료간의 인과 관계 유지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토로 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부간의 갈등등으로 인해 이혼 사태까지 치닫고 있다. 칼로 물베기라는 부부싸움은 이젠 옛말이 된 듯 하다.

인생 끝자락에 있는 노인층의 황혼 이혼도 늘고 있다. 세계 이혼율을 보면 1위는 미국이고 2위는 스웨덴, 3위가 한국이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도 지난 3월의 이혼건수는 9500건에 달해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지금 우리 사회의 곳곳에 불만이 도사려 있다. 일부는 아예 삶의 주파수를 불만 모드에 맟추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나는 불만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식이다. 일종의 불만 중독증 환자다. 불만 모드를 감사모드로 바꿔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가 중요 하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나는 ‘감사 한다. 고로 나는 존재 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좋은 모습인가.

감사하는 태도는 삶 자체를 아름답게 비추는 햇빛과 같다. 성경 (마태 20장 1~16절)에 포도원 품꾼 이야기가 나온다.

내용에는 불만 모드를 가지고 불평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포도원 주인이 노동시장에서 하루 한 데나리온(신약시대에 쓰던 은돈)을 주기로 하고 일꾼을 모집해 포도원에 보낸다.

일손이 부족 했던지 주인은 제3시에도, 제 6시에도 노동시장에 나가 일꾼을 수시 모집해 포도원에 보낸다. 이스라엘의 포도는 거두는 시기가 아주 짧아 제때 포도를 거두지 못하면 손실이 커 일손 모집이 아주 중요 하다.

그런데 11시쯤 해지기 한 시간전에 노동시장에 나가보니 그때도 일을 못해 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인은 해질 때가 됐지만 그 일꾼을 포도원에 보내 일 하도록 했다. 하루 일이 끝나 포도원 주인은 청지기를 시켜 일꾼들에게 품삯을 주도록 했다.

하루 한 시간 일한 사람부터 약속한대로 한 데나리온을 주었다. 그때 먼저 와서 일한 일꾼은 이렇게 생각 했을지 모른다. ‘1시간 일한 사람이 한 데나리온을 받았으니 우리들은 아무리 못 받아도 그 5배는 받겠지’.

그러나 그 생각은 오산이었다. 나중에 그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약속한대로 한 데나리온이었다. 그들은 불만이 가득한 소리로 투덜댔다.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1시간 일한 사람과 하루 종일 쬐악볕 아래서 일한 시람과 똑같이 취급 하다니 ” 하며 불만을 쏟아 냈다. 그때 주인은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 너희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 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고 했다. 그들의 불평과 불만의 소리가 높은 것은 당연할지 모른다. 불만과 불평은 왜 일어나는가. 대부분은 비교에서 출발한다.

실제 우리 삶을 불행케 하는 주 요인도 남과의 비교에 있다. 그래서 암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비교암 이라고도 한다. 비교 의식을 극복할수 있는 길은 창조 의식을 가질 때 가능하다.

또 보상 모드에서 은혜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제일 먼저 포도원에 온 일꾼이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보상 의식 때문이다. 포도원에 먼저 온 일꾼은 맨 나중에 온 사람보다 일찍 왔으므로 많은 보상을 기대 했다.

하지만 그 기대가 다르자 불만을 내 뱉었다. 이를 나쁘다고 단정 할 수 없으나 그것이 일의 목적이 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실업자가 넘쳐 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일 할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나 고맙다고 하겠는가. 그 사람은 일하는 자세 부터 달라 질 것이다.

먼저 온 일꾼은 으레 품삸을 받겠거니 해 심리가 느긋해 질수 있으나 이 일꾼은 늦었지만 품꾼으로 써 준것에 감사해 최선을 다 해 일할 것이 분명하다.

이것이 은혜 모드다. 우리에게는 자기만의 독특한 소명 의식이 있다. 그 소명 의식을 발견하고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 가는 것이 창조 의식이다. 친구를 흉내낼 필요도 없고 옆집 아줌마 처럼 살 이유도 없다.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먼저 온 일꾼이 주인에게 맨 늦게 온 저 일꾼에도 ”우리들과 똑같은 품삯을 주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 사람은 어제도 일을 못해 집안 식구들이 굶었습니다. 주인님 저 친구에게 계속 일하도록 해 주세요“ 라고 말이다. 이게 감사 모드의 전환이다.

내 마음속의 불만 모드를 감사 모드로 전환할 때 우리 모두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감사는 0.3초의 기적이라고 작가 데보라 노빌은 말했다. 뇌에서 전달을 받아 몸이 행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0.3초라는 것이다.

그는 저서 ‘감사의 힘’에서 감사는 행복의 키워드이자 마음의 리셑(reset) 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가슴으로 느끼는 0.3초라는 짧은 시간을 투자를 하는데 우리는 인색할 필요가 없다. 작은 시간을 투자해 행복을 찾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데보라 노빌은 미국의 대표적인 심층 뉴스 TV프로그램인 ‘인사이드 에디션 ’진행자 였고 기자였다. 지금은 ABC 방송의 사회를 맡고 있다. 데보라 노빌은 마인드만 전환해도 인생의 99%가 바뀐다고 말한다.

불평속에 매일을 사는 사람이 하루 아침에 감사모드로 바꾸기는 힘들다. 하지만 근육이 훈련을 통해 더 단단한 근육이 되듯 감사도 훈련을 통하면 일상화 될수 있다.

우리 사회가 밝아지는 지름길은 감사모드의 생활화에서 이뤄 질수 있다. 당장의 비리 척결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불만과 불평모드를 감사 모드로 전환하면 비리도 자연히 줄어 들것이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