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논설실장

사람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소중한 사명이 있다. 사명이 없으면 인생의 가치는 무의미하다. 우리 사회는 사명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학생은 학교에서, 직장인은 직장에서, 공직자는 공직사회에서,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명을 망각하고 그릇되게 행하면 비리는 싹트고 의외의 비극을 초래 한다.

이런 사실을 현재 우리는 똑똑히 목도 하고 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 해운의 실 소유주 유병언 전 회장의 비극적인 사망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준 재벌로 치부되는 그는 개인 재산만도 어림잡아 2400억(추정금액)원에 달한다. 이런 추한 모습으로 죽으려고 온갖 비리를 저질렀냐고 묻고 싶다.

그는 세월호 도입 단계에서부터 복원력을 무시한 세월호의 증개축을 강행했고 운항 관리에 이르기까지 비리를 서슴없이 저질렀다. 선장과 승무원들의 세월호 선박에 대한 수차에 걸친 이상 건의도 모두 묵살했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감독기관인 해운 관리 당국의 업무 태만과 봐주기도 사고에 큰 몫을 차지 했다.

비참한 모습의 유전 회장의 말로에  위로의 말을 해야 하나 이에 앞서 왜 이렇게 살아 왔는지 말하고 싶다. 정말 모를 일이다. 사고의 원초적인 것은 기업인으로서 사명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1987년 오대양 사건등으로 32명이 집단 자살 소동을 빚어 사회의 큰 물의를 빚었으며 끝내는 상습 사기 혐의등으로 4년간 옥고를 치렀다. 돈에 눈이 어두워 사명 의식은 깡그리 내 팽개 쳤다.

우리는 오프라 윈프리(ophra winprey)를 기억하고 있다. 미국 방송계는 물론 전 세계 방송과 언론계에 토크 쇼 일인자로 널리 알려진 그다. 그녀가 진행하는 ‘오프라 윈프리 쇼‘의 시청자수는 무려 1400만명에 달할 정도다.

그의 말 한마디와 행동은 전 미국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 녀가 괜찮다고 추천하는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 셀러가 되는 소위 오프라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그는 출판계의 마이다스로 불린다.

2007년에 비만에 관한 그의 새 저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 ’나의 인생‘ (My Life)의 출판 계약금 1200만 달러를 돌파할 정도 였다. 미국의 타임지는 그녀를 2005년 미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중 1위로 선정 했다.

그 녀의 성장 과정은 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다. 빈민가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의 버림을 받고 9살 때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해 14살 때 미혼모가 됐다. 마약 복용으로 수감된적도 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예수 제자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면서 그녀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자서전 ’이것이 사명이다‘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 철학을 4가지로 요약 하고 있다. 첫째 남보다 더 가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

둘째 남보다 아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봉사 할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남보다 설레는 꿈이 있다면 그것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이다.

넷째 남보다 부담되는 어떤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명이다. 그녀는 이렇게 요약하며 ’과거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수 없으며 가난과 부유, 꿈, 근심등은 자신에게 부딪치는 사명‘이라고 했다.

그는 이 사명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나름대로의 사명이 있다. 사명을 생명보다 귀하다는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명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말로 해석 된다.

성경(사도 행전 20장 24절)에 나오는 사도 바울은 ’이 세상에서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사명‘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사명에 대해 국어 사전은 ’맡겨진 임무‘ 사명감은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려는 기개나 책임’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최근 금융 감독기관은 생명보다 귀한 사명을 다 하지 못해 수많은 피해자를 냈다. 이 사고로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바로 동양그룹 사태이다.

세월호 참사가 해운 관련 공직자들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 못해 일어난 것이라면 동양그룹 사태는 감독 당국의 안이함에서 비롯 됐다. 감독당국이 사명감을 가졌다면 대형 금융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사명을 망각해  사건을 크게 키웠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금융계의 사법 경찰로 불리며 금융 시장과 기업의 이상(異常)징후를 미리 포착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 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이들은 맡은바 사명은 커녕 오히려 금융 업체의 편들기에 나서 많은 피해를 냈다.

동양그룹에서 판매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사들인 투자자 4만여명은 이 회사의 유혹에 속아 투자 하는 바람에 무려 1조 7000억원의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사고 원인은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업무 태만이 주 원인이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이같은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감독기관이 피해를 막을수 있었으나 수차례 방치 했다고 밝혔다.

동양그룹은 재무 상황이 악화되자 고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 하면서 고객들에게는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파는데만 급급 했다.

예금 공사는 2012년 동양그룹의 이같은 불완전 판매(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사실을 포착하고 금융감독원에 우려 보고를 했으나 금융감독원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라”는 통지문만 달랑 보내고 봉합했다..

동양그룹은 금융감독기관의 이런 미온적인 대처에 힘입어 2013년까지 무려 1조원이상의 판매액을 올렸다. 금융위원회도 2006년부터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증권이 CP판매를 계속해 투자자의 위험이 컸지만 관련 규정을 정비 하면서  계열사 지원 금지 규정을 삭제해 오히려 동양증권을 도왔다.

정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도 대주주에 대한 부당 지원 소지가 있음을 알면서도 동양그룹이 2008년 요청한 1400억원을 대출해 주었다.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가 인정한 CP나 회사채이기 때문에 이를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동양 사태 뒤에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꼼꼼히 따지 않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책임도 전혀 없지 않다. 그러나 그 책임은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감독기관이 동양그룹을 제대로 감독하고 제도 정비를 했다면 이런 금융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세월호 도입에서부터 운항관리에 이르기까지 해운 당국의 업무 태만과 비리가 집약된 총체적 부실과 하등 다를 바 없다. 물러난 현오석 전 경제 부총리는 동양 사태와 곤련해 투자자들의 불찰을 지적 했다가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최근 몇년 사이 KB국민은행의 금융 사고를 비롯 신용 카드사에서 1억건이 넘는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잇달아 발생 했다. 신용카드 사고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징계방침을 밝혔으나 아직도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사명 결여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회는 지난 6월 임시 국회때 세월호 참사 특벌법등을 제정하려고 했으나 회기 말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회기를 마쳤다.

이로 인해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및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법) 유병언법(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등에 관한법), 안대희 방지법(공직자 윤리법,) 의료민영화 방지법(의료법)등 주요 121개 법안을 한건도 처리 하지 못했다.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의 수사권부여를 놓고 티격 태격하느라 회기를  허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8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있는 전남 진도 체육관을 찾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말이 아닌 행동하는 국회를 보여 주겠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다짐 했으나 그의 약속은 무위에 그쳤다.

7월 들어 국회는 다시 문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팀을 구성하고 여야가 몇차례 만났으나 입장차가 워낙 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밖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유가족들의 농성이 10여일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경기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해 서울 광장까지 걷는 ‘세월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촉구 대행진’을 벌이면서 새누리당의 압박에 나섰다.

맡은바 사명을 다 하지 못하며 세금만 축내는 국회의원, 공직자들이야 말로 징계깜들 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유전 회장의 검거하느라 쓰인 돈만도 천문학적이다.

시신을 코 앞에 두고도 40여일간 헛 바퀴만 돈 검경의 수사에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벌이는 이전투구는 정말 볼썽 사납다. 세금이 정말 아깝다.

논설 실장 김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