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경찰서구월지구대장 경감 최승복

수원 여성 살해 사건이후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면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는 10만 경찰관들에게 존경과 격려를 보낸다.

112신고가 국민의 생명 줄로 불려질 정도로 112신고의 중요도와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경찰에서도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의 개선, 인력의 보강 등 지금까지 꾸준한 노력을 통해 많은 발전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112신고는 전국적으로 2011년 기준 연간 9,951,000여건이며 대부분 5분 이내에 출동처리하고 있고 그것도 야간인 20시부터 24시 사이에 약 36%가 집중됨을 감안할 때 한국경찰의 112신고 즉응체제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가히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심한 것은 긴급 상황 발생시 신고자의 동의 없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긴급위치추적권한”이 경찰에게는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긴급한 경우에 경찰이 직접 피해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및 가족의 동의를 얻은 후 소방 119구조단에 의뢰하고 그로부터 신고전화기의 위치를 전달받은 후에야 경찰이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법적구조이다. 당사자 및 가족의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검찰의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경찰은 긴급성과 현실성을 감안하여 2008년부터 긴급구조 요청 시 에는 경찰이 요청자의 위치를 직접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치정보 법)”안을 발의해서 국회에 제출했으나 국회법사위원회에서는 위치확인도 일종의 수사행위로 보기 때문에 경찰의 위치추적권한은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검찰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통과시키지 않고 현재까지 보류되어 있으며 18대 국회가 만료되는 오는 5월29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연간 112신고 중 긴급구조요청신고가 약 30만 건 정도 되며 그중 90%이상이 행정작용으로 수사와 무관하다.

설사 수사에 이용되더라도 사후 통제장치가 법 조항에 세밀히 열거되어 있어 악용의 소지가 없고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경찰과 동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주장이다.

핸드폰이 필수인 시대, 특히 스마트 폰의 경우 GPS 위치정보를 받게 되면 반경50M 내로 정확히 나오는 시대에 사는 우리 국민들과 현장을 뛰는 경찰관들은 실종사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소방의 협조를 받고서야 경찰이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법적 현실이 마냥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