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무서 조사과장 정정채

‘기장’이란 영수증 등 증빙자료에 의하여 거래 사실을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장부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증빙서류이다. 증빙서류가 없어도 기장은 할 수 있으나. 이렇게 되면 장부에 기록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아니하므로 세법상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증빙서류를 갖춰 놓지 않으면 실제 지출된 내용도 세무 조사시(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기장을 하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일부 영세 업체의 경우 증빙서류를 제때 챙겨 놓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지출금액에 맞추기 위하여 허위의 증빙서류를 만들어 놓는다거나 금액을 부풀려 놓았다가 추후 세무조사시 적발되어 비용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면, 기장을 하고 이에 의하여 소득세를 신고하고 있는 ◯◯◯씨는 최근 관할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추징사유는 증빙을 제대로 갖춰 놓고 있지 않아 비용을 인정해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동안 ◯◯◯씨는 증빙이 없는 장부를 근거로 소득세를 신고해도 세무서에서 별다른 간섭이 없었고, 수년간 세무조사를 받지 아니하여 증빙서류를 제대로 챙겨 놓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비용이 지출된 사실을 입증해 보라고 하니 어찌해 볼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사업과 관련하여 다른 사업자로부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세금계산서나 계산서 또는 신용카드매출전표 등 적격증빙을 받아야 한다. 특히 복식부기의무자의 경우 적격증빙서류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받지 아니한 금액의 2%에 해당하는 증빙불비가산세를 물어야 하므로 반드시 정규영수증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일선세무서에서는 ‘신고사후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종합소득세, 법인세 관련 적격증빙수취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기장을 하지 못했으면 증빙서류라도 철저히 챙겨야한다. 소득세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득금액을 산출하여야 하는데 사업자가 장부를 기장하고 있으면 수입금액에서 장부와 증빙서류에 의하여 확인되는 경비를 공제하여 소득금액을 산출하면 되지만, 장부가 없으면 정부에서 정한 방법으로 소득금액을 추계할 수 밖에 없다. 2002년부터는 기준경비율에 의하여 소득금액을 계산하는데 주요경비인 매입, 임차료, 인건비의 경우 증빙서류가 없으면 실제 비용을 지출했더라도 비용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증빙서류라도 챙겨야 세액을 줄일 수 있다. 증빙서류중 매입비용과 임차료의 경우 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매출전표 등 정규영수증을 받아야 하며, 간이세금계산서나 일반영수증을 받은 경우에는 ‘주요경비지출명세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인건비는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지급명세서 또는 지급관련 증빙서류를 비치․보관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래처가 의심스러울때는 금융회사를 통하여 대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를들어, 기계부품을 도소매하고 있는 ◯◯◯씨는 1년전 평소 거래가 없던 사람으로부터 사업이 부도위기에 몰려있어 시가 1억원 상당의 제품을 5천만원에 팔겠다는 제의를 받아 현금을 주고 매입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매입당시 사업자등록증 사본도 확인했고, 세금계산서도 받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관할세무서로부터 거래 상대방이 자료상으로 통보되었으므로 실지 거래가 있었으면 그 사실을 입증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위 사례는 본인으로서는 나름대로 주의를 다했지만 나중에 거짓세금계산서를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실지거래임에도 불구하고 현금으로 결제하여 증빙서류가 없으므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세법상으로는 실지거래라고 입증할 증빙서류가 없기 때문에 매입세액을 불공제하여 부가가치세를 추가징수하고 또한 매입비용을 인정하지 않고 소득세를 추징하게 되므로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거래사실을 입증할 때 가장 객관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금융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다. 거래대금을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은행을 통하여 송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빙서류를 갖추어 놓은면 인정 받기 쉽다. 위 사례의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사람이 자료상으로 판명된데다가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였으므로 거래사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씨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된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거래상대방에게 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래상대방이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가급적 은행 등 금융회사를 통하여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좋다. 만약 그렇게 할 상황이 못 된다면 거래상대방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받아 놓고 수표사본을 보관해 놓는다거나 거래명세서에 운송자의 인적사항(성명,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및 운반차량의 차량번호를 기록해 놓는 등의 조치를 취해 놓아야 한다.

증빙서류는 확정신고기간 종료일로부터 5년간 보관하여야 한다. 다만 과세기간의 개시일 5년전에 발생한 결손금을 공제받는 경우 해당 결손금이 발생한 과세기간의 증빙서류를 공제받은 과세기간의 다음다음 연도 5월31까지 보관하여야 한다.

※ 관련법규 : 소득세법 제81조, 제160조의 2,

소득세법시행령 제143조, 제208조의2